^^베토벤 교향곡

베토벤/교향곡 7번 Op. 92 - 발터 웰러(지휘) &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만짜 2014. 8. 20. 01:00

 

 

 

 

 

 

  

 

L.V. Beethoven (1770~1827)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1. Poco sostenuto - Vivace (12'43")

 

  2. Allegreto (09'13")

 

  3. Presto (08'04")

 

  4. Allegro con brio (07'05")

 

 

 
 
Walter Weller, cond
City of Birmingham Symphony Orchestra
Recorded in 1989
  
   
 

교향곡 7번 1악장은 매우 길고 복잡한 서주로 시작된다.
1악장의 서주는 그때까지의 교향곡에서는 거의 들어볼 수 없었던
가장 거대한 서주로, 신비로운 화음과 계속되는 음계, 목관악기에 의해
반복되는 단순한 모티브가 이어지면서 긴장감을 더한다.

 
플루트와 오보에가 독특한 부점 리듬형이 반복하는 사이
어느새 템포는 매우 빠른 비바체로 바뀌고 마치
춤곡과도 같은 리듬형이 강박적으로 나타나면서
본격적으로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대개 4/4박자로 되어있는 일반적인 교향곡의 1악장과는 달리
7번의 1악장은 바로크 춤곡 ‘지그’(Gigue)를 연상시키는
6/8박자로 되어 있어 특별하며, 여기에 팀파니까지 리듬의 향연에
가세해 집요하게 같은 리듬을 반복하면서 광포함을 더한다.
그야말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향연이라 할 만한 광란의 춤곡이다.

알레그레토(Allegretto, 조금 빠르게)라는 애매한 템포로 설정된 2악장은
장송곡 풍의 독특한 음악으로 초연 당시 청중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청중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이다.
2악장이 시작되면 목관악기의 불안정한 화음에 이어
저음 현악기들이 장례행진을 연상시키는 리듬 주제를 연주한다.

저음현의 어두운 음색이 침통한 분위기를 더하는 가운데
어느새 제2바이올린 파트가 끼어들어 주제를 연주하고,
저음현은 또 다른 선율을 연주하면서 제2바이올린과 조화를 이룬다.

새로운 악기들이 끼어들 때마다 감정의 깊이는 더욱
강해지며 청중을 음악 속으로 끌어들인다.
2악장 중간 부분에서 클라리넷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선율이
잠시의 위안을 전해주기도 하지만 저음 현악기들은 계속해서
장송음악의 리듬을 집요하게 반복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3악장은 베토벤 음악의 역동적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한
스케르초라 할 수 있다. 그 무시무시한 속도만으로 흥분을 일으키며
그 과격한 리듬은 21세기 청중에게도 여전히
놀라움을 안겨준다. 때때로 강한 악센트와
제2호른의 갑작스런 돌출 등 예상치 못한 반전에서
베토벤 특유의 블랙유머도 느낄 수 있다.

반면 3악장의 중간에 등장하는 트리오 부분에선 현악기가
지속음을 연주하는 사이 목관악기들은 한층
이완된 리듬을 선보이며 역동적인 스케르초 부분과 대비된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고요한 트리오 부분에선
출렁이는 목관악기의 움직임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4악장은 처음부터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와 강렬한 리듬으로
충격을 준다. 마치 완벽한 기계장치가 돌아가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오케스트라의 합주에서는
어느 정도 규칙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악장에선 특히 약박을 강조하는 규칙적인 악센트와
반음 모티브로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저음현의
독특한 움직임에 주목해보자. 다른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감흥을 느끼게 될 것이다.
거칠고 사나운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4악장은
베토벤의 가장 자극적인 교향곡을 마무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압도적인 결론이다.
<웹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