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ix Mendelssohn (1809~1847)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 64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
멘델스존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을 썼기에 위대한 음악가이다.
특히 이 원숙한 바이올린 협주곡이야말로 거장의 솜씨를 가장 잘 드러낸다.
특히 시작 부분에 흔히 들어가는 관현악 총주를 없앤 것은 천재적이다.
‘반주’가 겨우 일과 이분의 일 소절만 연주된 후 독주자는
협주곡 역사상 가장 아련하게 스며드는 선율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악장 사이의 쉬는 시간도 없다.
1악장과 2악장은 바순이 연주하는 짧은 악절로 연결된다.
그리고 느린 악장과 피날레 사이에는 경쾌한 다리가 세워져 있는데,
멘델스존의 ‘동화’ 스타일이 물씬 묻어난다.
이 협주곡은 독주자의 음색과 기교가 완벽해야 하며,
몇 소절만 연주해도 어느새 곡의 심장에 가 닿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런 연주는 쉽게 들을 수 없다.
레오니드 코간을 사사한 빅토리아 뮬로바는
무척 뛰어난 연주자인데 연주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듣는 이는 그런 사실을 미처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런 모습은 피날레에서 빛을 발한다.
야샤 하이페츠를 비롯해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너무 서둘러서 피날레를 연주한다.
하지만 뮬로바의 연주는 덧없고 가벼워서
곡의 섬세한 면을 결코 놓치지 않으며
더 진지한 분위기의 선율을 잘 골라낸다.
이 곡의 모든 부분에서 네빌 마리너의 깔끔하고
뛰어난 지휘가 그녀를 지탱해준다.
연주자들은 주로 진지한 부분에 더 치중하는 것 같다.
그런 연주는 이 곡의 피날레에 적합하지 않다.
뮬로바는 이 작품을 한 번 더 녹음했지만,
결국 훌륭한 이 첫 번째 음반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 음반에 수록된 D단조 협주곡은 기분 좋은 보너스이다.
“나는 정확하지 못한 연주도, 내가 정한 음악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도 다 부끄럽다.”
- 빅토리아 뮬로바 -
<음반 해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