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지휘자)/^^카를로스 클라이버

베토벤/교향곡 5번 Op. 67 '운명' - 카를로스 클라이버(지휘) & 비엔나 필하모니카

로만짜 2014. 8. 7. 01:00

 

 

 

  

 

 
 

 

 
 
L. V. Beethoven (1770 - 1827)
Symphonie No. 5 in C minor, Op. 67 'Fate'
  
 

  1. Allegro con brio (07'22)

 

  2. Andante con moto (10'00)

 

  3. Allegro (05'09)

 

4. Allegro - Presto (11'00)
 

                  

 
Carlos Kleiber, cond
Wiener Philharmoniker
Recorded in 1975   
 
 
 
1974년 클라이버는 그의 두번째 레코딩으로서 베토벤 운명 교향곡을 내놓았다.
쬐그만 명성만 얻어도 레코딩에 달려드는 요즘의 여느 지휘자와 달리
클라이버는 73년 그의 나이 43세에야 비로서 첫 레코딩을
(베버의 마탄의 사수로서 국내에도 전집과 발췌판이 나와 있다)
할 만큼 음악에 대한 신중성과 책임감을 지녔다 하겠다.

여하튼 그의 운명이 출반되자 매스콤은 센세이션한 반응을 보였으며
디스크는 날개 돋치듯 팔렸다. 베스트 셀러라고 다 명반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명실공히 스테레오 시대에 출반된
운명교향곡의 음반으로서는 최상의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왕년의 명지휘자였던 그의 아버지 에리히 클리이버 역시 모노 시대의
명반으로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를 지휘한 운명을 남기고 있다.
카라얀의 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클라이버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다.

카라얀의 운명이 운명과의 격렬한 투쟁보다는 운명을 객관적으로 과장하여
전시한 어딘가 거만스런 외향적 연주라면 클라이버의 운명은 좀더
짙은 어둠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운명과의 처절한 투쟁과 갈등을 통하여
인간 베토벤이 구가한 자유의 승리를 노래하고 있다.

제1악장의 템포 설정은 소위 토스카니니 템포라고 불리는 빠른 템포를 취하고 있으나
저 유명한 네음표의 운명의 동기에서, 클라이버는 페르마타를 독특한 수법으로
잡아끔으로써 마치 전류가 통하듯한 자극을 준다. <중략>

흔히 운명 교향곡의 명연 여부는 제2악장의 불규칙한 변주곡을 얼마나 매끈하게,
단절됨이 없이 그러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연주하는가와
제3악장에서 제4악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판가름난다고 한다.
이 점에 클라이버는 발군이다. <중략>
 
 
그가 연주의 기술면에서는 전후(戰後)의 전통인 신즉물주의에 입각하고 있으나
음악적 감성의 면에서는 발터나 멩겔베르크, 푸르트벵글러의 낭만파적 전통을
간직하였던 거장들과 상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2악장이다.

제3악장 운명과의 희롱과 같은 스케르쪼에서 클라이버는 신선하고 젊은 감각을 보여준다.
이 악장의 끝부분 폭풍전야의 불안 또는 화산이 폭발하기 직전
멀리서 가까워지는 지각의 균열과 같은 초조와 압박감을 표현하는,
현과 차갑지만 선명한 팀파니의 울림은 듣는 이의 가슴을 조리게 하는 극적 연출 솜씨이다.
긴장과 해방에의 욕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터저 나오는 승리의 구가!

제4악장에서 보여주는 클라이버의 동력은 이 위대한 교향곡을 완결짓는데 
조금의 손색도 없다. 엄청난 힘으로 밀어부치는 압도적인 4악장이다.
그는 마치 언덕에서 굴러 내리는 수레와 같은 가속력을 붙이고 있다.
힘이 힘을 불러들이고 속력이 속력을 불러 일으키는 듯한 동력학적 구축력을 보여준다.

그는 같은 음을 치는 데도 결코 같은 힘으로 때리지 않는다.
앞에 음을 조금 작게 바로 뒤의 음을 더 크게 두드림으로써
가중된 추진력을 지향한다.

이 같은 수법은 종래 푸르트뱅글러가 한꺼번에 폭발시키지 않고 몇 차례
용을 쓴 후 폭발시키는 긴장의 고조 수법과 비슷하다 할 것이다.
그의 이러한 수법은 그의 음악의 큰 특징인 바 마탄의 사수의 서곡에서도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선과 선의 대비가 아닌 면과 면의 대비
이것이야말로 클라이버가 쌓으려는 음악의 건축양식이 아닐까?
<음반 소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