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림운동

[스크랩]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43〉치료인가, 스스로 낫는가? 4

로만짜 2008. 5. 17. 15:55
근육의 이상은 대개 뼈가 틀어졌기 때문
  
  지난 번에 쌍지팡이를 짚고 왔다가 발목 접질린 것을 바로잡고 지팡이 들고 집으로 돌아간 학생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쌍지팡이든 홑 지팡이든 평상시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지팡이를 짚게 돼서 필자를 찾아오게 된 사람은 발목이 삐끗하면서 심하게 접질린 경우가 많다. 또 옆으로 무너지면서 넘어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면서 고관절이 심하게 틀어진 사람도 잘 걷지를 못하니 지팡이에 의존해서 필자를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뼈와 근육의 원리를 알기만 하면, 그리고 간단한 교정법만 알고 있으면 필자를 찾아올 필요도 없고,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을 필요는 더더구나 없다. 접질린 것은 위에 있는 뼈가 아래에 있는 뼈에 살짝 얹혀 있는 것이니 요령만 알면 들든지 잡아당기든지 해서 얹혀 있는 뼈를 빼서 제자리로 돌아가게 해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늘어난 것이든 파열된 것이든 인대도 며칠 안 돼 제자리로 돌아가게 돼 있다.
  
  이렇게 간단한 것인데 발목이 접질린 것을 가지고 수술을 해서 싱을 박고 그 싱을 1년 후에 다시 빼낸다든지, 인대가 파열됐다고 해서 역시 수술을 해서 인대를 붙인다는 어처구니없는 방법이 이 21세기 첨단과학 시대의 개명천지에서 과학의 이름을 빌어서 다반사로 행해지고 있다.
  
  일단 이런 수술을 하고 나면 그 사람은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던 근육이 변형되기 때문에 소위 인대가 파열됐던 그 시점 이전의 자연스러운 동작은 할 수가 없게 된다. 자연스러운 동작이 안 되니 몸이 얼마나 어색해지겠는가.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반병신'이 돼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술을 하고 나서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수없이 많이 관찰이 됐을 텐데, 왜 이런 야만적인 수술을 아무에게나 권하는지 필자로서는 도저히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필자가 몸살림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런 경우 방법만 알고 있으면 누구나 집에서 간단하게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고,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수술을 해서 몸을 망치는 것보다는 누구나 집에서 간단하게 스스로 하면 되는 것이다. 이는 발목만이 아니라 무릎, 어깨, 손목, 심지어는 손가락에도 다 해당이 된다. 잡아당겨 빼 주거나 주먹의 말린 부분으로 쳐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무조건 잡아당기고 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고 각 부위에 따라서 당기고 치는 요령이 따로 있다.
  
  그것도 그렇게 복잡한 것도 아니고 여러 번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누구나 간단하게 할 수 있다. 간단하게 치거나 당기면 된다. 그리고 한 번 제자리를 잡은 뼈는 찬물에 담가서 근육을 굳혀 주기만 하면 쉽사리 다시 틀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면 근육의 부기가 빠지면서 통증도 상당히 가라앉는다.
  
  필자를 찾아온 분들은 교정이 끝나고 나면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와야 하는지 묻는다. 필자는 더 이상 오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본인으로서는 그렇게 고통스러운 증세였는데, 한 번에 다 됐다고 더 오지 말라고 하니 기가 차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다. 누구나 몇 번씩은 들락거리거나 아예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해가 안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스스로 낫는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틀어진 뼈대는 다시 틀어지지 않게, 그리고 굳어 있는 근육은 풀어지게 스스로 운동해야 한다는 것이 몸살림운동의 핵심이다.
  
  그런 운동법을 가르쳐 주었으면 그 운동을 성실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가르쳐 드린 대로만 하면 누구나 다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 스스로 낫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낫게 해 주는 '치료' 개념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은 필자의 얘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돌아간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당장은 몸이 좀 편해졌으니까 '치료'가 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분은 얼마 안 돼서 다시 틀어질 수도 있고, 그러면 아프다가 한번 몸이 편해진 경험을 했기 때문에 더 심하게 아프다고 느낀다. 재수(?)가 좋아서 상당 기간 다시 안 틀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또 그렇게 불편하지 않게 살아갈 수도 있다.
  
  또 몸이 좀 나아지면 운대가 맞아서 나았다고 하고, 나아지지 않으면 운대가 안 맞아서 안 나았다는 소리가 필자의 귀에 들리기도 한다. 세상에서 보통 쓰는 말을 필자에게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이다. 이 역시 필자가 치료를 해 주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기 때문에 하는 소리일 것이다. 필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이 사회에서는 원인은 모르고 치료를 하는데 어떻게 치료를 하다 보니까 낫게 됐다는 게 운대가 맞았다는 것이고, 원인을 모르고 치료를 했으니까 안 나았다는 게 운대가 안 맞았다는 것이다. 원인을 모르고 하는 '치료'를 중심으로 치병을 얘기할 때에는 운대가 있을 것이다. 우연히 나았으니까 운대가 맞은 것이다.
  
  그러나 병이 낫는 데 운대는 거의 없다. 자기 몸이 틀어져서 자세가 나빠져 병이 왔다면, 자기 몸을 바로잡는 것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다. 필자가 자꾸 필자는 조금 도와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몸은 당연히 좋아진다. 병은 운대가 좋아서 낫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노력해서 낫는 것이다. 앞으로 '치료' 개념이 없어지면 재수가 좋아서 나았다든지 재수가 나빠서 안 나았다는 소리는 영영 없어질 것으로 본다. 아니,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에서 해방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을 반병신 만드는 수술도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몸살림운동 수련장에 가끔 가다 거기 뼈 맞추어 주는 곳이냐고 묻는 전화가 온다. 그러면 여기는 접골원이 아니고 스스로 건강해지는 운동법을 가르쳐 드리는 곳이라고 답변하고 전화를 끊는다. 소문이 뼈 맞추어 주는 곳으로 나기도 한 모양이다. 뼈를 맞추니까 신기하게 아픈 게 없어지더라고. 이 역시 기존의 '치료' 개념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다. 뼈 맞추는 '치료'를 받으니까 안 아파진다. 나도 한번 '치료'를 받고 싶다. 그래서 전화를 한 것이다.
  
  몸살림운동은 사람들 치료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닌데, 뼈대라는 것이 인간의 자세에서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임에도 뼈가 틀어져 스스로 몸을 펴는 게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 교정을 통해서 스스로 펼 수 있도록 조금 도와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스스로 몸을 펴기만 하면 병으로 고통당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사람들은 '치료'해 '주기'만 갈구한다. 자기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면죄부를 '치료'라는 개념이 이미 주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뼈가 접질려서 근육이 변형된 것인데, 그 원인을 모르니 이 사회에서는 뼈의 문제를 근육의 문제로 잘못 알고 애꿎은 근육만 가지고 소위 '치료'를 한다. 뼈가 맞아 들어가면 파열된 인대는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가게 돼 있다. 근골(筋骨: 근육과 뼈)계통에 문제가 생겼다면 기본적으로 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근육의 문화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라도 근골계통에 대해서만 한정한다면 이러한 서양의학의 오류는 실은 연원이 깊은 것이다. 현재의 문제는 당장 현재에 발생한 것일 수도 있지만, 오랜 연원을 가진 것일 수도 있다. 좀더 현상적인 문제일수록 연원은 짧고 좀더 근원적인 문제일수록 좀더 연원은 깊다고 할 수 있다. 사람 몸을 보는 방식은 대단히 근원적인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깊은 문명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통 유럽문명의 원류를 헤브라이즘과 히브리즘에서 찾는다. 예를 들면 기독교는 히브리즘에서 연원한 것이고, 올림픽 같은 것은 헤브라이즘에서 연원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몸과 관련해서 얘기한다면 올림픽과 헤브라이즘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가 올림픽의 구호이다. 고대 그리스에 기원을 둔 올림픽의 이 구호를 잘 분석해 보면 몸에 대한 유럽문명의 몸에 대한 사고를 읽을 수 있다.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마디로 말해서 근육을 발달시켜야 한다. 그렇게 해서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물론 근육을 잘 쓰는 기술도 있어야 하겠지만 기본은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각 운동마다 발달시켜야 할 근육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어쨌든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막강한 힘이 있어야 더 높이 뛰어오르고(높이뛰기 등) 더 빨리 뛰고(중·장·단거리 마라톤 등) 더 멀리 던지거나(투창, 원반 등) 뛸(세단뛰기 등) 수 있다.
  
  안에 숨겨져 있는 뼈대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바로 눈에 보이는 근육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크게 발달시킬 수도 있다. 더구나 근육만 발달시키면 큰 힘을 낼 수 있다. 큰 힘을 내면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 할 수 있는 능력이 배가된다.
  
  근육의 힘을 기를 필요성은 전쟁에서 비롯됐다. 고대 그리스 사회는 노예제사회였는데, 노예제사회는 기본적으로 전쟁을 통해 타 종족을 정복함으로써 형성되게 된다. 로마제국도 노예제도를 근간으로 해서 경제가 운용됐는데, 이 역시 로마가 지중해 주변의 타 종족을 정복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었다. 헤브라이즘이 유럽문명의 한 원류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로마가 유태민족을 자기의 말발굽 아래 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의 말발굽 아래서 자기의 혼을 이루는 위대한 싹이 텄던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개개인이 강해야 했다. 탁월한 전술이나 막강한 무기도 있어야 했지만, 개개인이 전술이나 무기를 잘 다룰 수 있도록 강건해야 했다. 빨리 뛰고 더 높이 뛰어오르고 창을 더 멀리 던지고 할 수 있어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인간형을 이상으로 삼아 경쟁을 시키고 최고로 잘하는 사람에게 월계관을 씌워 주는 일종의 아주 큰 '마당'이었다.
  
  이렇게 해서 서양에서는 그리스 시대부터 몸에 관해서는 '근육의 문화'가 발달했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들을 보자. 옷을 입지 않은 남자의 상을 보면 우람하게 튀어나온 근육이 마치 뱀처럼 살아서 징그럽게 꿈틀거린다. 이러한 근육질의 몸매는 그리스인들의 이상적인 몸매였다.
  
  이는 르네상스 이후 고전 고대를 부흥시키자는 르네상스 운동 이래 서양에 그대로 이어졌다. 007 영화의 제임스 본드를 비롯해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게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수많은 영화를 보면 지금도 서양 사람들이 어떤 몸매를 이상형으로 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람하게 각이 진 근육이 이들의 이상형인 것이다. 이들은 그런 몸매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는 운동기구들은 거의가 그런 몸매를 만들기 위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가 들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아놀드 슈왈츠제네게의 몸매를 한번 보도록 하자. 사이버 공간상에 이 사람의 몸매가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해 놓은 사진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연성근육)이 아니라 인공으로 만든 근육(강성근육)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전에 필자가 한번 얘기한 적이 있다. 운동을 중지하면 타이어 바람 빠지듯이 푹 꺼진다고 했는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 정말로 그렇게 됐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압도하던 위압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쪼글쪼글한 노인네의 초라한 모습만 보인다.
  
  사람들은 지금 이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기구를 타면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 기구를 이용한 운동은 할 때만 좋아지는 것 같지, 필경은 아놀드 슈왈츠제네게처럼 되게 돼 있다. '근육의 문화'는 몸에 관한 한 정말로 잘못된 것이다. 젊을 때 전사로 나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일 뿐이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 강성근육이 바로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것이다.
  
  근육이 아니라 뼈대를 중심으로 바라보고 바른 자세를 갖도록 하는 운동을 하라고 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뼈대 있는 사람이 되라고는 했지만, 근육질의 사람이 되라는 말씀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근육은 뼈대를 감싸고 있는 껍질이다. 속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밖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밖의 것이 실할 때 실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근육이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근육이 하는 일은 따로 있다. 다만 뼈대를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서양의 근육문화는 근육 안에 뼈가 있다는 것에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껍데기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안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데, 안은 보지 못하고 껍데기만 본다. 근육에 문제가 생기면 근육만 가지고 해결해 보려고 한다. 여기에다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연유하는 대증요법에 치중하다 보니, 약물을 쓰고 수술을 하면서 법석을 떤다. 뼈가 제자리로 가면, 근육은 풀어 주기만 하면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모르면서 말이다.
  
  K 원장님의 사례
  
  요즘 몸살림운동에는 양방이든 한방이든 자신이 해 오던 방법에 한계를 느끼는 의사 선생님들께서 찾아오셔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아직은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이는 아주 소중한 불씨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몇 분 안 되시지만, 시간이 지나면 온 사회를 따스하게 덥히는 아궁이불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함께 연구를 해 나가다 보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보완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러면 사람들이 스스로 몸 건강하게 살아가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런 분들은 오랫동안 스스로 한계를 느끼면서 새로운 방법을 갈구해 오셨기 때문에 공부하려는 열의가 대단히 강하다. 강한 의지는 열심을 낳고, 열심은 빠른 성취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단점 또한 있다. 기존에 익힌 방법을 넘어서려고 하면서도 또한 그 방법을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서로 섞으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익히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일종의 알음알이가 참선 수행을 방해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운동법과 원리를 배울 때에는 이 방법에 몰입해서 공부하라고 권한다. 다른 곳에서 운동을 좀 배웠다고 잘난 척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배운 운동법하고 비교를 하면서 거기에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수련생들한테 시범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한테는 조용히 떠나시라고 한다. 더 좋은 것을 하는 데 가서 더 좋은 방법을 더 익히시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니까, 조용히 나가시라고 한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운동법이 있는데, 이것이 좋으니 저것이 좋으니 비교하면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겠지만, 몸살림운동을 배우는 사람은 이 운동법을 제대로 배워서 제대로 익힌 다음에 무엇이 좋은지, 단점이 무엇인지 얘기를 할 수 있다. 어딘가에서 이 운동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와서 배우기로 해 놓고는 조금 해 보고는 세상의 것을 다 아는 양 서로 장점을 보완해야 하느니,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하느니 얘기를 하는 것은 공부하는 사람한테는 좋은 태도가 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실은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제대로 알고 나면 길이 보이게 마련인데, 제대로 알기도 전에 자기를 과시하려고 하는 것이다. 원래 잘 아는 사람은 말이 많지 않은 법이다. 잘 모를 때 하고 싶은 말도 많아지는 법이다. 이때 자중하지 못하면 스스로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알음알이는 접어놓고 말없이 한 곳에 푹 빠져 보는 사람이 공부에 진전이 있는 것이다.
  
  어쨌든 기존에 몸에 관해서 더 많은 공부를 하신 분일수록 열의는 강할지 몰라도 몸살림운동의 방법론에 일찌감치 더 쉽게 공감을 하는 데는 장애가 따르는 셈이다. 혼자서 이렇게 생각해 보고 저렇게 생각해 보고 할 것이다. 예전의 체계가 자신을 끌어당겨 혼란이 생길 것이다. 이럴 때에는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지나면 제대로 알고 익히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던 실타래도 풀리게 마련이다.
  
  다음 사례는 한의원을 운영하며 한의학 박사이기도 한 K원장님께서 쓰신 글이다. 몸살림운동을 배우시는 의사 선생님 중에서는 양방, 한방을 통틀어 제일 먼저 입문하신 분이다. 이번에 다루는 것이 뼈와 근육의 관계에 대해서이므로, 어떻게 해서 근육에 문제가 생기고 몸살림운동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해 둔다.
  
  K원장님은 국내나 국외로 의료 봉사활동도 많이 다니시고 운동을 많이 즐기시는데, 나이가 50인데 아직까지도 철인경기에 참가할 뿐 아니라 산악자전거, 요트, 등산 등 안 하는 운동이 없는 운동 마니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분이라 몸살림운동의 방법 중에서도 근골계통의 질환에 관심이 많으신 것인지, 이 사례에서는 모두 이에 관해서만 쓰셨다.
  
  또 몸살림운동에 입문한 지 채 10개월도 안 됐을 때 쓴 것이라 그런지, 아직도 몸살림운동의 방법에 대해 경탄하고 계시다. 사실은 원리만 알고 나면 별게 아닌 것인데, 이 운동을 배우는 초창기에는 대개가 경탄한다. 도대체 이럴 수도 있는가 하고 머리를 살래살래 흔든다. 거듭 강조해 왔지만, 이는 다름이 아니라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가지고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워낙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에 누구나 마음을 다해 1년만 열심히 하면 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30여 년간 이 일을 해 온 사람의 경험을 일거에 따라잡을 수는 없을 테지만, 그 기본적인 형태는 누구나 충분히 익힐 수 있다. 다만 숙달이 덜 돼서 아직 미숙한 부분은 남아 있겠지만, 이것은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 줄 것이다.
  
  이 분이 처음 몸살림운동을 배우실 때 솔직히 필자는 좀 걱정스러웠다. 수십 년 동안 침을 놓으면서 환자와 접하셨고 카이로프락틱도 잘 아는 분이라서 그런지 겁 없이 타인교정을 하시는 것 같았다. 보통 수련생들은 교정법을 배웠더라도 사람에게 직접 해 보는 것은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주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분은 거침없이 사람들을 교정해 주는 것 같았다. 정확한 타점을 배웠을지라도 힘이 많이 들어가면 사람 다치게 할 수도 있고, 근육의 방향을 잘 모르고 하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필자로서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 수련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보면 많이 달라지셨다. 얼마 전에는 새로운 고관절 타인교정법 하나를 제안하셨다. 기존에는 눕게 하고는 손으로 밀거나 발로 차는 게 주된 방법이었는데, 한쪽 무릎은 꿇고 한쪽 무릎은 직각으로 세우고 세운 무릎 위에 상대방의 다리를 올려놓고 대퇴골 큰돌기보다 무릎 쪽으로 약간 위를 힘을 주어 살짝 누르면서 고관절을 교정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약간만 자세를 수정하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K원장님은 이 방법이 자신에게 편하고 효과적인 것 같다고 하셨다. 이제 나름대로 몸살림운동에 대해 일정한 정도 물리가 트이신 것이다.
  
  K원장님만 새로운 제안을 한 것은 아니다. 안성에서 주민들에게 운동법을 가르쳐 주고 계시는 K여사님은 발목 자가교정에 대해 필자가 가르쳐 준 방법을 약간 수정해서 하는 방법을 제안한 적이 있다. 힘이 약한 여자 분들께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었다. 이렇게 몸살림운동의 교정법은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다. 원리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면 원리를 응용하면 되는 것이니까, 사람에 따라 편한 방법이야 자가교정이든 타인교정이든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K원장님도 나름대로 사람들 몸을 편케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이셨다고 한다. 서울에 살면서도 부산에 계신 연로한 스승님을 5년간 찾아뵈면서 침을 익혔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을 공부하셨다고 한다. 이유는 기존의 방법에 부족한 것이 있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당연히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런 열린 마음 때문에 몸살림운동과 쉽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도 모른다.
  
  K원장님은 침으로 상당히 알려져 있는 분인데, 이 분이 침과 비교해 몸살림운동에 대해 평하신 것을 보면 참 흥미롭다. 근골계통을 다룰 때 뼈대를 바로잡는 것이 줄기를 잡는 것이라면, 침은 잔가지를 잡는 것에 불과하다고 하셨다. 다른 계통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으니 모르겠고, 근골계통에 대해서는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 분은 현재로서는 주로 근골계통에 관심이 가 있는 것 같다. 또 꿩 잡는 게 매라고도 하셨다. 사람들 편하게 할 수 있는 게 좋은 것이지, 공연히 기존의 방법에 매달려 사람들 편하게 해 주지도 못하면서 폼이나 잡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서 몸살림운동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 열린 마음으로 의사로서는 처음으로 수련생으로 함께 참여해 주시고 이제 이 방법을 의원에서 직접 이용하시는 김원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더 많은 분들이 이 방법을 가져가셔서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는 한의사로서 주위에서 건강을 위해 몸부림치며 사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다.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라고 생각된다. 웰빙(well-being)이라든지 '참살이'라는 말이 보편적인 삶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먹고살 만해지면서 더 강해지고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마라톤, 헬스, 에어로빅, 수영, 테니스, 배드민턴,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타기, 등산 등이 어느새 생활체육의 반열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스포츠 산업도 호황이다. IMF 이래 등산장비 가게는 엄청난 호황을 누려 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북한산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산행을 해야 할 정도로 러시아워 구간이 많다. 이제 더 이상 호젓한 사색의 산길이 아니다. IMF 이래 엄청난 등산인구 증가에 국립공원관리공단만 쾌재를 부르고 있다. 입장료가 1,600원이나 되지만 사람들은 줄을 잇는다. 동네 뒷산도 어느새 국립공원공단에서 철제 울타리를 치는 작업에 광분하고 있다.
  
  마라톤 인구도 GNP 5천$에서 서서히 불붙기 시작해서 1만$을 넘어서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지금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몇 만에서 수십만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주위에 운동을 해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지금은 농경사회가 아니고 고도 산업사회이다 보니 기계가 노동을 다 해 주기 때문에 육체적 에너지 소모가 부족한 시대이다. 운동이란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하므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잘못해서 보이지 않게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사람들 나름대로 즐기는 운동을 개인적 시각으로 비판하고자 할 생각은 없다. 운동이라는 것이 단지 건강증진만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운동은 사실 재미있고 즐겁다. 운동에 매료되어 중독된 사람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시작했다가 운동에 중독되어 몰입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다만 과유불급! 이렇게 심하게 몰입하다 보면 당연히 과로하고 지나쳐서 무리가 생길 수 있다. 운동을 많이 하고 건강관리도 충분히 잘 하는데, 이상하게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이 스스로 알아야 할 부분을 간과하고 무시해서 생긴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지적해 보고 싶다. 스트레칭의 주목적은 스포츠손상(sports injury)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통계로 보면 대략 15% 정도의 스포츠손상 예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스트레칭도 잘못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운동도 잘못하면 역효과가 나는 것이다.
  
  군대시절 아무리 맞아도 안 고쳐지던 O다리
  
  키 177cm에 호리호리한 마른 체격. 그는 몸살림식으로 진단해 보면 한눈에 고관절이 옆으로 많이 튀어 나온 것을 알 수 있었다.
  
  군 생활하면서 차려 자세에서 무릎이 붙지 않아 고참들로부터 맞기도 많이 맞았다고 한다. 본인은 자신의 O다리가 유전이라고 체념하고 있었다. 또한 대학시절 무거운 배낭을 지고 장기 산행해서 무게에 눌려 무릎이 휜 것이 아닌가도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 어느 가을날 교정을 해 주고 잊고 있었다. 망년회 모임에서 만났더니 그 교정을 하고 난 후 어느 날 자신의 무릎이 많이 붙어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놀랍고 경이롭다. 현재는 힘을 주어 오므리면 거의 무릎이 닿았다. 나도 미처 모르고 지냈는데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사석에서 이 말을 한다.
  
  고관절 교정 후 바로 허벅지가 1.5인치 줄어들다: S양의 경우
  
  우리 몸은 굳어 있더라도 적절하게 조건이 좋아지면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는 굳은 뼈일지라도 상황에 따라 빨리 형태를 변화시킴으로써 현실에 적응한다.
  
  이런 비슷한 경우로 깁스를 하고 얼마 있으면 관절이 움직이지 않게 해 놓으니 움직일 필요성을 잊어버리고 굳어 버린다. 그래서 깁스를 풀고 한참 동안 재활훈련을 해야 한다. 재활훈련을 하면 굳은 게 풀린다. 우리 몸은 이렇게 신속하게 빨리 적응한다. 우리 몸의 세포 하나하나, 뼈골 속에도 이런 적자생존의 정글의 법칙이 입력돼 있는 것 같다.
  
  S양은 상체는 정상인에 가까운데 골반이 심하게 옆으로 벌어져 있고 통통해 보인다. 친구의 딸로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영양사인데, 편입학을 준비하면서 직장에 다니는 20대 초반의 학생인 셈이다.
  
  알레르기비염을 심하게 앓고 있는 환자인데, 알레르기 이야기는 논외로 하고 허벅지 얘기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무영 김철 선생님께 들은 바가 있어서 줄자로 본인의 확인 하에서 다리 굵기를 재 보았다. 24.5인치 정도 나왔다. 왼쪽 치골, 양쪽 고관절, 엉치를 잡고 흉추를 맞추어 주는 평범한 교정을 해 주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허벅지 굵기가 23인치로 줄어든 게 바로 확인이 된다. 우째 이런 일이!
  고관절이 약간 빠져 있으니 움직이고 유지하는 근력이 떨어지니 그것을 보강하려고 많은 근육들이 생긴다. 그 근육은 새로 생긴 게 아니라 엉덩이에서 가져다 쓴 것이다. 그래서 허벅지가 굵은 사람은 엉덩이가 평평하다.
  
  그러나 고관절이 제자리를 잡고 안정이 되니 이미 증식되었던 근육은 필요가 없게 됐다. 엉덩이로 보내 주어도 괜찮게 됐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줄어들 수야! 믿어지지가 않는다. 다른 사람(특히 외과나 정형외과 전문가들)들이 거짓말이라고 부득부득 우기면 설득하기가 힘들 것 같다. 그러나 정말이고 진실이다.
  
  요가선생님에게도 생기는 요통: L선생님의 경우
  
  이 분은 꽤 유명한 요가 선생이라고 한다. 요가 붐을 타면서 상당히 잘나가는 여성이다. 요가 비디오 촬영 모델을 많이 하는 분으로 무통분만 요가, 다이어트 요가, 명상요가, 불임요가 등을 비디오 작업을 해서 테이프나 CD로 제품화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요가학원을 경영하면서 요가에 필요한 부수장비도 인터넷 쇼핑몰로 판매해서 상업적으로도 상당히 성공한 것 같다.
  
  작고 마른 몸은 자유자재로 움직였고 탄력은 넘쳤다. 다리가 머리까지 닿았다. 소위 스트레칭이라고 하는 찢는 동작은 확실하게 하는 것 같았다. 도대체 뼈가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요가를 하는 사람을 요기(yogi)라고 하는데, 이 요기(yogi)를 바라보면 요기(妖氣)가 느껴졌다. 그녀는 탄트라 밀교 수행자처럼 성(性)스럽고 성(聖)스러웠다.
  
  그러나 잠깐! 이 분의 만성 요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작은 키에 아주 가벼워 공중부양도 가능할 것 같은데, 그런 몸에 만성 요통이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몸살림운동의 관점으로 보니 그 냥 보아도 양쪽 고관절이 옆으로 심하게 나와 있었다. 날렵하고 균형 잡힌 요기(yogi)답지 않게 약간 O다리를 하고 있었다. 고관절이 틀어지니 골반이 틀어지고, 골반이 틀어지니 엉치가 틀어져 근육이 당기고 신경이 눌려 통증을 만드는 식이었다.
  
  아! 이런 분들의 직업병이 이런 것이로구나 싶었다. 요가를 하면서 수련생을 가르치다 보면 과시나 전시용으로 과도한 스트레칭이나 겁나게 무리한 동작을 밥 먹듯이 한다. 아마 이때 고관절이 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골반을 흔들어 주고 발로 차서 고관절을 집어넣었다. 허리를 움직여 동작을 시켜 보니 통증이 한결 덜하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고관절만 집어넣어도 누워 있는 그 순간에 요통의 많은 부분이 소실되고 없어진다.
  
  엉치를 맞춰 주고 흉추 12번부터 하나씩 잡아 나갔다. 아직 정확히 아픈 지점을 압축해서 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서 차근차근 교정해 나갔다. 여기저기서 으드득 으드득 뼈 맞아들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프면서도 시원하다(痛快)고 한다.
  
  미녀 철녀(鐵女)의 하소연, 장경인대증후군과 족저근막염: Y씨의 경우
  
  40대 초반에 미모의 여성이다. 연약한 여자처럼 보이지만, 3.8km 수영을 하고 사이클을 180.2km 타며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달리는 철인경기에 수차 참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승부욕과 근성, 체력이 뒷받침되어 이 경기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여성이었다. 철인 여전사였다. 나이가 들어서 시작한 운동이지만 성실하고 모범적이어서 진짜 선수 이상으로 사생결단을 하듯 열심히 운동을 한다.
  
  이전에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 3,4개월 정도 깁스를 했다고 하는데, 날씨가 안 좋아지려면 몸 여기저기에서 미리 일기예보를 한다고 한다. 사고 후유증인지 과도한 운동의 후유증인지 모르겠지만 몸이 안 좋다고 한다.
  
  이 여성은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했는데, 요통과 슬통(장경인대증후군), 족저근막염, 견비통이 있다고 했다. 다른 것은 그래도 다 참을 만한데 장경인대증후군으로 운동을 아예 못하게 되었다고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장경인대마찰증후군이나 족저근막염은 철인경기자나 마라톤 하는 사람들에게 오는 아주 반갑지 않은 괴로운 손님이다.
  
  이 여성의 경우는 평소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다가 결승점에 도달할 무렵 마지막 피치를 올릴 때쯤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냥 걸을 수도 없게 무릎 왼쪽과 발바닥이 아프다고 한다. 그래서 결승점에 거의 다 도달했지만 몇 번을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옆으로 누워 아령을 대퇴골 중앙에 놓고 다리를 옆으로 들어 올리고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근력운동을 많이 해서 조금은 효과를 봤다고 한다. 이 운동이 장경인대증후군 환자들이 보통 많이 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운동선수들의 마조히즘 증후군
  
  철인경기 하는 사람들 중에는 중환자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정신력으로 버티고 자기최면으로 이겨내는 사람들이 많다.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마조히즘(masochism: 자기학대, 피학적 경향)적인 경향이 강하다. 그 힘들고 고통스럽고 지겨운 운동을 하려면 그런 적응이 필요하다. 참고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그렇게 돼 버린 것이다.
  
  옛날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기억이 날 것이다. 졸병 시절 매일 밤 집합해서 구타를 당하다가 가끔 맞지 않는 날이면 아주 불안했던 기억이 남아 있을 것이다. 매 맞는 것이 습관이 되면 매를 맞아야 안심이 되고 잠도 잘 왔다. 운동 중독자들도 하던 운동을 안 하면 불안해하고 안절부절못한다. 매 맞는 것이 길들여져 버린 것처럼 운동의 과부하로 내 몸에 고통을 주는 것도 습관이 돼 버린 것이다.
  
  몸은 거짓이 없다. 운동을 하면서 너무 숨도 차고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휴식을 취하고 속도를 줄이라고 종용을 한다. 그러면 운동의 강도를 줄이거나 휴식을 취해서 그 위기를 넘어간다. 그러나 운동경기에서 승부가 걸리고 목표가 서 있으면 쉽게 그만두고 포기할 수는 없다.
  
  이렇게 고비 고비를 넘기며 고통과 싸우다 보면 내 몸에서 새로운 적응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어쩔 수 없이 몹시 숨 가쁘고 고통스런 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쾌감을 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마라톤에서 말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같은 것도 달리면서 어느 정도 고통스런 단계를 넘어가면 무아지경 같은 쾌감이 찾아오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마조히즘이 성적 도착자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운동선수들에게도 나타난다. 보통 사람들에게도 이런 성향은 다 잠재돼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지나쳤을 때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고관절 신전근, 굴곡근
  
  이 여성은 그렇게 많은 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엉덩이가 흐물흐물하니 힘이 없었다. 엉덩이에 붙어 있는 중둔근, 소둔근, 대퇴근막장근은 허벅지를 옆으로 벌리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들 근육을 '고관절 신전근(伸展筋)'이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로 작용하는 대항근(對抗筋)은 '고관절 굴곡근(屈曲筋)'으로 장요근(腸腰筋: illopsoas muscle)이라 부른다. 이 세 근육(중둔근, 소둔근, 대퇴근막장근)이 합쳐져서 엉덩이 장골근막으로 부착된다.
  
  장경인대는 골반 앞면 위쪽(바지주머니 위치)에 부착된 대퇴근막장근에서 시작해 허벅지 바깥쪽을 지나 무릎의 외측까지 이어져서 경골외측 조면(게르디 결절)에 연결된 길고 넓고 질긴 막이다. 이 막은 장골과 경골이라는 두 개의 뼈를 연결하는 것이어서 장경인대라고 부른다.
  
  달리기를 할 때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이 부분에 과부하가 걸려 통증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몸살림운동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본다.
  
  몸살림운동의 관점에서 본 설명
  
  고관절이 틀어지면 다리가 길어진다. 다리가 길어지면 좌우측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골반이 치켜 올라가거나 무릎이 굽어지거나 때로는 발목도 옆으로 틀어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 여성은 왼쪽 고관절이 틀어져서 그 다리의 길이가 길어졌다. 고관절이 틀어져서 돌출하니 다리의 길이가 길어진 것이다. 장골 위쪽 상단이 위로 약간 치켜 올라가고 무릎이 약간 굽어지고 펴면 아프다. 장경인대가 고관절이 빠져 길어진 만큼 더 당겨진 상황이다.
  
  한쪽 다리의 길이가 길어지니 왼쪽 발목이 약간 굽어지는 현상이 있다. 이때 26개로 구성된 족부 뼈가 틀어져서 족저근막염의 원인인 된 것으로 파악된다.
  
  고관절이 제자리를 잡게 근육은 힘을 쓴다. 무릎과 발목이 길이를 줄여야 하니 약간 굽어진다. 빠진 쪽 골반이 약간 올라간다. 이렇게 되어야 좌우측 다리가 얼추 균형이 맞아들어 간다. 이런 상태에서 달리기를 하면 처음에는 괜찮지만 시간이 지나면 장경인대증후군을 일으켜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만든다.
  
  이 여자 분의 좌측 고관절을 45도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차 주었다. 그리고 골반의 앞 상방을 잡고 흔들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엉치뼈를 흔들어서 위로 치켜올려 맞추어 주었다. 흉추 12번부터 척추를 맞추어 나갔다.
  
  신기한 현상은 고관절을 맞춰 주니 바로 흐물흐물하던 엉덩이에 탄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무릎과 발목, 발가락도 교정했다. 바로 시큰거리고 둔한 느낌이 없어졌다고 한다. 하여간 몸살림운동 교정으로 바로 그 자리에서 순간에 통증이 소실됐다고 한다. 장경인대증후군도 고관절을 맞춰 주고 무릎을 보고 엉치를 잡아 주니 일단 많은 부분이 해결되는 것 같았다. 나머지는 걷기숙제를 하면 다 풀릴 것이다.
  
  족저근막염은 누워 있는 상태에서 발뒤꿈치를 스냅을 주어 눌러 주고, 두 번째로 발뒤꿈치를 스냅으로 외전시켜 주니 두두둑 하는 소리가 난다. 집이 멀어서 간단한 자가교정법을 가르쳐 주었다. 고관절 쳐주기, 무릎쳐주기, 족부교정 세 가지를 틈틈이 하라고 했다.
  
  프로나 아마추어 선수들 중에는 장경인대증후군과 족저근막염 등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져 있는 선수들이 많다. 최근 폭발적으로 마라톤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마라톤 하는 분들 중에서 장경인대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몸살림의 간단한 교정만으로 장경인대증후군으로 1~2년 운동을 못하고 남몰래 눈물만 흘리던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돼 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스포츠의 영역에서 몸살림운동은 진가를 발휘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에어로빅 선생님의 요통 : S씨의 경우
  
  에어로빅은 건강미 넘치는 운동이다. 여성들의 아름다운 이 율동을 볼 때면 대부분의 남성들은 입을 벌린 채 멍삼매경(멍三昧境)에 빠진다고 한다. 그러나 에어로빅의 건강한 율동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 실제로 운동을 직접 하는 선수들도 자아도취에 빠지게 한다고 한다. 터질 것 같은 타이즈를 입은 뚱뚱한 여성도 이때만은 날렵한 제비가 된다. 하나같이 에어로빅 의상은 야하디 야하다. 이런 의상을 입고 여성들은 자신의 내면에 잠재돼 있는 노출증적 욕망을 과시하기도 할 것이다.
  
  이 분은 20대 후반의 에어로빅 선생님이라 특히 건강미가 넘친다. 탄탄한 건강미의 소유자인데도 요통이 아주 심하다고 한다. 고관절 이탈이 아주 심해서 한눈에 고관절이 좌우로 튀어나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에어로빅은 50분 정도 하는데, 하루에 여러 타임을 소화해야 한다고 한다. 실전 에어로빅은 말만 에어로빅이지 실제로는 무산소운동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많은 것 같다. 에어로빅은 무지 많이 움직이는 중노동이다. 운동화 신고 마룻바닥을 뛰다 보면 땀도 많이 흘리고 무릎과 발목, 고관절 등에 충격이 많이 간다.
  
  이런 상태에서 에어로빅 끝 무렵에 마무리운동을 한다고 한다. 괄약근운동인 케겔운동과 여러 가지 요가 자세 등을 취하면서 몸을 정리한단다. 이런 동작 중에서도 특히 양 다리를 찢거나 발목을 머리 뒤에 거는 스트레칭은 좀 위험해 보인다. 양다리를 거의 일자에 가깝게 벌리고 가슴을 땅에 닿게 하는 동작으로 인접 근육을 심하게 당기게 한다. 이때 고관절이 틀어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고관절에 인접한 근육이 너무 과도하게 스트레칭된 상태로 동작의 범위가 커진 만큼 틀어질 위험도 더 커지는 것이다.
  
  늘 운동을 한 젊은 여성이라 그런지 나이 많은 사람들과 달리 45도 각도로 고관절을 차니 타격 부위가 순간에 쑥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엉치를 쳐 올려 주니 순간 바로 요통 증세가 없어진다고 한다. 이 분에게는 찬물로 샤워하도록 하고 당분간 가랑이 찢는 요가 동작은 피하도록 했다.
  
  헬스클럽 여성트레이너
  
  이 20대 중반의 여성분은 대형 헬스클럽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는데, 늘 피로하고 기운이 없다고 한다. 이 여성은 기운이 없는 상태에서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하고 힘을 많이 쓰다 보니 틀어진 뼈가 너무 많았다.
  
  운동은 잘하지만 몸은 종합병원 수준(?)인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들 중에는 나름대로 기존의 방법으로 치료를 받아 본 사람들이 많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CT나 MRI 등으로 미시적으로 본다. 이를테면 "요추 몇 번이 눌려서 연골이 다 닳아 퇴행성으로 아프다," "튀어나온 추간판이 신경을 눌러서 아프다"는 식의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이런 판독법은 부분적으로 해독은 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거시적 관점을 갖기는 어렵게 한다. 거시적인 시각을 가져야 인과관계, 직접적인 원인과 그 결과를 이해하기가 쉬운데도 말이다.
  
  몸살림에서 교정은 다 옷을 입고서 한다. 교정을 하기 전에 어디가 잘못돼 있는지 판단을 할 때에도 옷을 벗고 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 옷을 입은 채로도 눕거나 엎드리기만 하면 다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사람의 눈은 아주 정확하게 그 역할을 수행한다. 좌우, 상하, 고저, 장단 등을 귀신같이 비교해서 판별해 낼 수 있다.
  
  이렇게만 해도 병원에서 수백만 원을 들여서 검사한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사람의 몸의 상태가 나온다. 미시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전체적으로 하나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미시적인 조사는 그 부분밖에 보지 못하게 하므로 전체적인 관계를 보지 못하게 한다.
  
  운동선수든 트레이너를 하든 이런 부류의 직업 종사자들에게 오히려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반적으로 물리치료는 근육 치료가 위주가 된다. 간혹 근육이완제를 주사하기도 하고 연골주사 같은 것을 놓기도 한다. 견인치료를 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이렇게 치료를 하여 괜찮아지면 좋으련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픈 현상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이다. 원인에 근접하는 해결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어떤 경우든 뼈 관절을 바르게 맞추어 주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면 많은 병이 스스로 낫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그 관절의 교정 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고관절이다. 이 사람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있어 척추가 틀어져 있었던 것이다.
  
  요통, 위염, 소화불량에 아침이면 붓고 어지럽고 머리도 아프다고 했는데,. 몇 번의 교정과 가르쳐 준 운동법으로 전체적으로 많이 호전이 되었다.
  
  손목, 팔꿈치를 교정하니 고개가 돌아간다(사례 1)
  
  밤새 목이 아파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목이 깁스를 한 것처럼 뻣뻣해서 찾아왔다고 했다. 손목관절이 접질려 있고 팔꿈치도 어긋나 있었는데, 어깨나 목까지 다 아픈 증상이 나타났다. 누워 있는데 손목을 교정하니, "두두둑" 소리를 내며 경쾌하게 교정이 된다.
  
  그런데 뭐가 잘못되었나? 이런 일이! 목을 돌려보라고 하니 목의 통증이 없어졌다고 한다. 잠 한숨 못 자고 밤을 꼬박 새울 정도로 심하던 통증이 감쪽같이 없어졌던 것이다.
  
  이것이 예술인가, 과학인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의 통증이 없어진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이적이 생각난다.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눈먼 소경을 눈뜨게 하며 문둥병환자를 고친 등등의 사례들이 생각난다.
  
  팔꿈치, 어깨, 목까지 교정을 해 주니 거의 통증이 없어지고 머리가 맑아졌다고 한다.
  
  손목, 팔꿈치를 교정하니 고개가 돌아간다(사례 2)
  
  발을 헛디뎠는데 목이 놀라서 경직되었다. 움직이면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겨우 잠을 잤다고 한다. 손목은 이상이 없고 왼쪽 팔꿈치를 교정하니 '투둑' 경쾌한 소리를 내며 교정이 된다. 고개를 움직여 보라고 하니 거의 통증이 없고 잘 움직여진다.
  
  이 분은 손목에 이어 팔꿈치 교정만으로 간단히 목의 통증이 없어졌다. 이 내용이 아주 재미가 있어 바로 기록을 해 두었다.
  
  정말로 우리 몸은 유기적인 구성체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을 한다.
  
  변형이 아주 심한 퇴행성 슬관절염
  
  78세의 나이로 다리를 저는 경상북도 선산이 고향인 할머니이시다.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신도로 봉사활동인지 선교활동인지 잘 모르지만 활동을 많이 하는 할머니이시다. 젊었을 때 과일장사, 건어물장사 등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경기도 하남 어느 시장에서 장사를 해서 요즘에도 가끔 거기 가서 옛 지인들을 만나곤 한다고 한다.
  
  만성 퇴행성으로 20년이 넘은 슬관절염이다. 다리는 심하게 변형돼 있었다. 다리가 펴지지 않아 몹시 뒤뚱거리며 걸었다. 굽혀지지도 않아서 쪼그리고 앉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재래식 변소에서 소변이라도 볼라치면 옷을 다 버렸다고 하신다. 이 말씀을 하면서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셨다.
  
  왼쪽 무릎이 더 심해서 교정을 해 주니 너무 좋아하셨다. 할머니가 소양인 스타일의 아주 유쾌 명랑하며 긍정적인 성격이라서 참 편하게 교정을 해 드렸다. 그런데 초기의 센세이셔널한 반응과 달리 상당한 시간이 흘러도 굽어진 무릎이 빨리 펴지지를 않았다.
  
  그래서 고관절 교정을 시작했다. 고관절을 맞춰 드리니 무릎이 펴지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며칠 돼서 오시더니 쪼그리고 앉을 수 있다고 자랑을 하신다. 하루에 혼자서 1~2십 번씩 기회만 있으면 앉았다가 일어서는 운동을 하신다고 한다.
  
  이 할머니를 통해서 많은 공부를 했다. 무릎이 단순한 무릎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 상대적 관점을 가지고 무릎이 많이 굽어진 이유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김철 선생님께서는 무릎이 틀어지는 것도 대개는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굽어진 무릎의 고관절이 틀어졌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다리길이가 길어진다. 길어진 다리를 맞은편 다리에 맞추기 위해 굽을 수밖에 없다. 똑같은 이유로 길어진 쪽 발목이 안쪽으로 내전되어 균형을 맞출 수도 있을 것이다. 환측을 생각해 보면 골반이 위쪽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건측을 생각해 보면 건측 골반이 내려올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생각해 보았다. 당연히 고관절을 교정해야 했다. 이렇게 하고 나서 무릎을 교정하니 훨씬 더 결과가 좋아졌다. 무릎만 교정하던 때는 다음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던 증상이 이제는 호전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더 펴지고 더 굽어지기 시작했다. 즐거운 반응이었다. 몸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몸이 더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 순간 환골탈퇴(換骨脫退)라는 말을 생각해 보았다. 뼈를 바꾸고 껍데기를 벗는다는 것이었다. 몸살림운동은 이런 환골탈퇴(換骨脫退) 같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내게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경악스러울 뿐이다.

  
   
 
  김철/몸살림운동가
출처 : 몸살림운동 부산동호회
글쓴이 : 공구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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