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bert
가곡집 1권
Fahrt zum Hades, D526. Freiwilliges Versinken, D700. Das Weinen, D926. Des Fischers Liebesgluck, D933. Der Winterabend, D938. Memnon, D541. Lied eines Schiffers an die Dioskuren, D360. Der Schiffer, D536. Sehnsucht, D636. Der Jungling am Bache, D638. An Emma, D113. Der Pilgrim, D794. Gruppe aus dem Tartarus, D583. Hoffnung, D295. Grenzen der Menschenheit, D716.
마티아스 괴르네 bar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pf
Harmonia Mundi HMC901988 (DDD·65′)
괴르네는 시리즈의 첫 작부터 연말 수상작감을 내놓았다
20세기 중반 리트라는 것이 리사이틀 무대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이래 숱한 슈베르트 가곡집이 출시되었다. 피셔 디스카우, 루트비히, 슈바르츠코프의 음반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새롭게 재포장되곤 했다. 그 레퍼토리는 대개 ‘가뉘메트’가 ‘송어’를 구경하다가 ‘마왕’에 쫓기고, ‘뮤즈의 아들’이 되어 ‘실 잦는 그레트헨’을 노래했다가 결국 ‘음악에’ 감사하는 것이었다.
1990년대에 하이페리온이 내놓은 그레이엄 존슨의 전집은 한정된 레퍼토리를 획기적으로 넓혀 놓았다. 그는 슈베르트의 600개가 넘는 가곡 하나하나가 바흐의 칸타타 250개만큼이나 중요하고 뛰어난 곡임을 확인해 주었다.
그 뒤로 이언 보스트리지, 디트리히 헨셸, 크리스티안 게르하어가 그동안 묻혀 있던 보석들을 발굴해 각자의 이미지로 포장하기 시작했다. 헨셸의 <달에게: 밤의 노래>와 게르하어의 <저녁의 그림>은 이 분야의 새 장을 연 걸작 녹음들이다. 그리고 마티아스 괴르네가 하르모니아 문디의 새 시리즈에서 ‘고독’을 주제로 열다섯 곡을 묶었다. 하이페리온과 데카에서 주요 연가곡을 모두 녹음한 그가 단편집에서 고른 음악은 생소한 곡이 많지만, 처음 듣기에도 폐부를 찌르는 명곡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한다.
슈베르트의 친구였던 마이어호퍼와 실러의 시에 붙인 노래가 가장 많고 카를 고트프리트 폰 라이트너가 셋, 괴테가 둘이다. 구성 상 크리스토프 프레가르디엔과 안드레아스 슈타이어의 마이어호퍼 가곡집과 비교하게 된다. 젊은 시절부터 소리의 어두운 면을 계발하도록 슈바르츠코프에게 지도받은 덕에 괴르네의 음성은 단조의 곡에서 테너인 프레가르디엔에 비해 훨씬 더 염세적인 특징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와 같은 무게 중심이 밝은 음악에서 잠시 빛을 드리울 때 그 대비가 주는 영감은 눈부시다. 유명한 ‘디오스쿠로이로 가는 뱃사람의 노래’와 같은 음악이 좋은 예이다.
낙소스가 진행 중인 전집에서 실러 가곡들을 부른 메조소프라노 제기나 야코비는 실러의 『동경』과 『희망』에 붙인 슈베르트의 각기 다른 두 버전을 모두 수록해 작곡의 발전과정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괴르네는 <동경> 한 곡의 집중력만으로 그녀의 모든 노력을 포기할 수 있게 만든다. “아, 거기 영겁의 햇빛 속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기적만이 그대를 실어다 줄 수 있으리. 저 아름다운 놀라운 나라로”에서 괴르네는 마법사의 경지를 보여준다.
노장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도 반주자로서는 많이 찾아볼 수 없었지만 새로운 리트의 지존을 위해 그보다 음악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한다.
R Schumann
멜랑콜리, Op 74/6 리더크라이스, Op 39 안데르센과 샤미소 시에 의한 가곡집, Op 40 화가의 노래집 가운데 여섯 개의 가곡, Op 36 하프 타는 노인의 노래, Op 98a - 4번; 6번; 8번 마음속 깊이 고통을 안은 나는, Op 138/2 은둔자, Op 83/3
크리스티안 게르하어 bar 게롤트 후버 pf
RCA RED SEAL 88671 68172 (DDD‧72′)
드라마로 진화하는 슈만 가곡의 해석
지난달에 슈베르트의 시리즈를 시작한 마티아스 괴르네가 ‘고독’이라는 테마를 붙인 데 이어 크리스티안 게르하어의 슈만 신보는 첫 곡의 제목을 앨범 타이틀로 삼았다. 바로 ‘멜랑콜리’이다. 우울함이라 흔히 번역 되는 이 멜랑콜리는 프랑스어의 어원을 따져 보면 “속이 시커멓게 탄” 상태를 말한다. 게르하어의 이번 음반에는 이렇게 속상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괴르네가 어두운 음색의 ‘포스’로 피셔 디스카우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면 게르하어는 소박하면서도 지적인 음성이라는 지극히 어려운 특성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드높인 성악가이다. 그는 ‘멜랑콜리’를 표현하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거나 촌스럽게 ‘썩은 미소’를 짓지 않는다. 담담하게 풀어가는 어조는 시어의 하나하나를 어루만져 그 울림을 증폭한다. 전반부에 해당하는 <리더 크라이스>가 그런 접근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을 준다. 잘 알려진 ‘달 밤’이나 ‘봄 밤’과 같은 음악 사이에 ‘황혼’이 얼마나 생경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안데르센과 샤미소에 의한 가곡집 가운데 ‘엄마의 꿈’에서 들려주는 음산한 마지막 읊조림과 바로 이어 나오는 ‘병사’의 불안하지만 용기를 낸 목소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것이다. <화가의 노래집>의 마지막 곡 ‘사랑의 전갈’에서는 <시인의 사랑>과 같은 이야기체로 대단치 않게 여기기 쉬운 음악의 여러 면을 부각한다.
<하프 타는 노인>의 노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단짝 반주자 게롤트 후버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는’과 ‘고독에 잠긴 사람은’ 그리고 ‘가만히 문에 다가가면’에서 후버는 마치 슈만의 분신인 듯이 게르하어의 슬픔과 어루만지고 잠시 비추는 기쁨을 잔인하게 부추기며, 전체 이야기의 매듭을 짓는다.
마지막 <은둔자>에서 읽히는 게르하어의 초연한 표정은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와 같은 경지이다. 계속 되는 수작 녹음 때문에 올해는 남성 성악가들에게는 ‘가장 잔인한’ 한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KBS 1FM 실황음악회 정준호님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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