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ryk Szeryng...헨릭 쉐링
출생: 1918/09/22, Zelazowa Wola, Poland
사망: 1988/03/08, Kassel, Germany
셰링의 연주를 보면 한 가지 신기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웬만한 연주가들이 공들여 연주할 것을
그는 전혀 어렵지 않게, 마치 부담없이 연습이라도
하는 양 연주하는데,
거기서 나오는 음악은 경탄스러울 만큼 견고하고 안정적
이라는 것이다.
또한 감정의 커다란 기복없이, 평탄하고 덤덤하게 끌고 나가는 듯하면서도 전체의 구도는 완벽하게 잡혀 있다.
감정과 기교의 조절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나 탄탄한 안정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또 항상 중용의 도를 지키면서도 전체의 구도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높은 곳에 위치한 시각을 지닌 것이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셰링은 수업기에
후베르만과 칼 플레쉬, 그리고 자크 티보로부터
직접배우거나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모두 위대한 교육자들로 이름 높았던 이들이다.
이들 셋의 장점을 모두 흡수해 내면에 동화시키고,
그것을 다시 자신의 것으로 이끌어내는 노력도,
시간도 충분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로도 당시로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멕시코에서 가르치며 한동안 화려함
따위와는 상관없이 묵묵히 정진했기 때문이다.
1956년 연주여행중이던 루빈슈타인이 그를 보고
당장에 자신의 실내악 파트너로 삼았다.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베토벤과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음반(rca)은 완성도 높은 귀중한 자료다.
그리고 루빈슈타인은 셰링을 세계 각지에 헌신적으로
소개했다. 이유는 단 하나.
그의 연주의 완성도가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의 연주가 언제 그렇게 완성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
지에 대한 의문은 깊었다. 그때까지 그에게는 하잘것없는 콩쿠르 입상 경력 하나 없고, 초절기교를 드날리던
젊은 시절도 없었으며,
변변한 레코딩 하나 없었다.
최근에 아를레키노 레이블을 통해 소개되는 그의 젊은
시절 녹음들은 협주곡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그가 실은 남 못지않은 연주력의 소유자였고,
젊은 시절부터 뛰어난 균형감과 남다른 조절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준다.
이렇게 세계에 소개되어 나가자 그의 연주는 높은
평가를 얻게 된다. 특히 음반을 통할 경우 그의 안정감
있고 정확하며 전체적인 흔들림없는 연주는 더욱 빛나게
된다.
또한 초절기교를 요하는 곡들과는 거리가 먼,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아주 드문 존재로서 인식되었다.
그의 이러한 면을 잘 보여주는 명반은 뭐니뭐니 해도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dg)다.
월간 객석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