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Tchaikovsky (1840~1893) Capriccio Italien Op. 45
결혼 생활의 파탄으로 신겨쇠약에 빠진 차이콥스키는 1879년 겨울 동생 모데스트와 함께 파리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했다. 그에게 있어서는 두 번째 이탈리아 여행이다.
같은 해 말에 로마에 도착한 차이콥스키는 음악가며 외교관들의 환영 공세에 부담이 갔으나, 한편으로는 여기서 보고 들은 이탈리아의 민요와 풍물에 커다란 매력을 느끼면서 이탈리아 기상곡의 구상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곡은 이탈리아 체재중에는 완성되지 못하고 귀국 후에 써 냈다. 초연은 같은 해 12월 N.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모스크바에서 행해져 호평을 받았으며 그 이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되었다.
남국의 밝은 피가 용솟음치는 듯한 곡으로, 그의 곡에 있기 쉬운 우울함이 일소되어 있다. 카프리치오란 변덕스럽고 즐거운 곡이라는 의미이며 형식상으로는 극히 자유롭다. 이 곡의 경우는 5부로 이루어지는 교향시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악기 편성은 금관 악기와 타악기 군이 특히 충실해졌으며, 색채와 리듬의 효과가 최대한 발휘된다.
1부 Andante un poco rubato A장조 6/8. 코넷과 트럼펫의 멋진 팡파르가 일단락되면 관악기의 특징적인 세잇단음을 타고 다소 우수를 띤 뱃노래 풍의 선율(악보 1)은 현에 의해 아름답게 연주된다. 이 부분은 잠시 전개되어 완전히 고조된 뒤, 카프리치오 풍의 자유롭고 즐거운 악상이 관악기나 타악기를 화려하게 엮으면서 전개되어 흥분의 소용돌이를 일으켜 간다.
이어 템포는 ‘알레그로 모데라토’로 바뀌고 쾌활하고 아름다운 D플랫장조 4/4박자의 제2부로 들어간다. 제1바이올린과 플루트의 선율에 독주 호른이 아름답게 응답하고, 다시 탬버린과 하프가 색채를 곁들여 남국의 향기를 듬뿍 자아낸다.
이 화려한 곡이 끝나면 제1부의 뱃노래 풍의 선율(악보 1)이 현에 의해 연주되고, 제3부의 a단조 Presto로 전개된다. 여기서는 트라이앵글, 하프, 탬버린, 큰북, 심벌즈 등 타악기를 화려하게 섞은, 밝고 정열적인 악상이 합주에 의해 단숨에 연주된다.
4부 Allegro moderato B플랫장조 3/4 또 다시 트럼펫과 탬버린에 의한 끈질긴 세잇단음으로 시작되고 목관과 현에 의한 힘찬 선율의 대합주가 이것에 이어진다.
이 합주는 반복되고 고조되어 제5부 A장조 Presto 6/8에 이른다. 한 순간의 침묵 뒤, 독주 클라리넷이 다소 변덕스런 춤을 연상케 하는 리드믹한 선율(악보 2)을 연주한다.
악곡은 이 선율을 중심으로 열광적으로 전개되고 투티에 의한 최대의 정점을 쌓은 뒤, Prestissimo 2/4의 코다에 이르러 세찬 흐름처럼 돌진하면서 곡을 마친다. <웹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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