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z liszt (1811~1886) Harmonies Poetiques et Religieuses S.173
리스트의 시적이고 종교적인 선율은 그가 작곡한 작품을 넘어 피아노 음악 전체 레퍼토리 가운데에서도 가장 숭고하고 신비로운 작품 중 하나이다.
원래 이 곡은 리스트가 연주여행을 자주 다니던 1834년 피아노 독주를 위한 단일곡 형태로 출판되었으나, 그가 바이마르에 안착한 1848년부터 1852년까지 약 5년에 걸쳐 여타의 곡들을 작곡하여 10곡의 모음곡 형태로 다시 출판되었다.
1834년의 원곡은 라마르틴의 시집 '시적이고 종교적인 조화' 중 '고독 속의 신의 축복'을 인용하고 있어, 리스트가 평생 동안 보여준 문학에의 경도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3번째 곡에 해당되는 고독 속의 신의 축복이나 7번째 곡 장송곡 정도만 자주 연주된다.
시편 130편이 인용된 제4곡 '죽은 자의 추억'은 제2곡 '아베 마리아'나 제5곡 '주의 기도'와 더불어 성경구절이 인용된 곡이다. 리스트는 실제 시편의 구절을 곡과 병치시키고 있는데, ‘하느님’(Domine)을 부르는 구절에서 왼손 반주가 셋잇단음표를 반복하는 것은 제1곡을 연상시킨다.
소프트 페달을 자주 사용하면서 명상적인 연주를 이어오던 기는 이 부분에서만큼은 페달링 없이 있는 그대로의 종교적 호소를 보여준다.
읊조리는 중세의 단성가를 연상시키는 제8곡 '팔레스트리나의 미제레레'나 유일하게 표제가 없는 제9곡에서 기는 슬픔을 인내하고 있는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다.
절름발이처럼 부점 리듬으로 진행되는 제9곡의 느린 단조 선율은 잠시 장조로 전환되는 부분이 있지만 리듬의 음형이 지닌 한계 때문에 그마저도 애상의 어조를 띠게 된다. <웹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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