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Debussy (1862∼1918)
1. Danseuses de Delphes (3'45") 2. Voiles (3'45") 3. Le vent dans la plaine (2'24") 4. Les sons et les parfums 5. Les collines d'Anacapri (3'10") 6. Des pas sur la neige (4'48") 7. Ce qu'a vu le vent d'Ouest (3'33") 8. La fille aux cheveux de lin (2'12") 9. La serenade interrompue (2'55") 10. La cathedrale engloutie (6'07") 11. La danse de Puck (2'44") 12. Minstrels (2'11") 8, 1~12 순으로 연속듣기 Recorded: 1968~1969 “나는 음악을 정열적으로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숨 막히게 하는 메마른 전통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한다. 음악은 외부로 나아가는 예술이며 소재에 있어서도 구속받지 않는다. 바람, 하늘, 바다를 노래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예술인 것이다. 음악은 내부로 차단되고 전통만을 중요시하는 예술이어서는 안 된다”를 외친 드뷔시는 낭만주의의 종말을 고하고 인상주의의 서막을 열었다. 당시 드뷔시는 화음의 연결을 화성적인 움직임이 아닌 선율 형태나 색채 효과에 따라 화음을 진행시키면서 음향효과와 색채실험으로 인상주의 음악을 창조하게 된다. 20세기 모든 피아노 작품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기념비적인 걸작이 바로 전주곡 1, 2집이다. 이 작품은 피아노효과와 상징주의의 색채감, 구조와 형식에 대한 새로운 실험으로 낭만주의의 고별과 아방가르드의 태동을 담고 있는 혁신적인 걸작이다. 제목처럼 바흐의 영향을 받은 이 작품은 쇼팽의 24개의 전주곡과 동일하게 총 24곡으로 1910년 발표한 1권과 1913년 발표한 2권으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마치 아름다운 작품을 화집처럼 배열해놓은 듯 쇼팽의 24개의 전주곡과는 차이가 있다. 드뷔시는 전주곡에서 음악의 색채감과 영상을 인상파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피아노 예술의 영역을 개척했을 뿐만 아니라 간결함과 시적 상상력을 유지하면서 전체 형식의 완전함을 이루어냈다. 각 곡들은 자연 그 자체와 느낀 인상, 특정한 상황과 인물 자체를 나타내도록 표제가 붙어 있다. 표제는 음악이 표현하는 소리의 대상을 나타낸다.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새로운 색채와 이미지를 발견했던 인상파 화가들의 통찰력처럼 피아노 음향의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표제들은 각 곡의 마지막에 괄호로 묶여 여백에 기재되어 있는데, 이러한 까닭은 '표제 음악'으로 자신의 작품이 굳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제목을 만들어내고 있는 음악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1. 델피의 무희들 옛 델피의 조각상에 묘사된 세 명의 무희를 느리고 장중한 리듬을 사용하여 표현. 2. 돛 명사의 성을 나타내는 관사가 없기 때문에 돛(女)이나 베일(男)의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드뷔시는 고정된 페달 포인트에 닻을 내린 배, 혹은 꿈틀대는 여체를 에워싼 신비한 베일을 암시하려한 듯하다. 3. 들을 지나는 바람 1910년에 드뷔시는 “스쳐지나가며 세계를 이야기하는 바람의 말 이외에는 누구의 충고도 듣지 말자”라고 기록한 바 있다. 본래 파발의 시에 나오는 이 제목을 드뷔시는 폴 베를렌의 시 ‘나른한 희열’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여러 형태의 트릴과 급작스러운 강약의 차이가 인상적이다. 4. 소리와 향기가 저녁 대기 속에 감돈다 보들레르의 시 ‘황혼의 노래’의 1행을 제목으로 한 곡으로서, pp부터 mf의 여린 다이내믹 속에 분명한 소리와 향기의 움직임을 묘사한다. 5. 아나카프리의 언덕 이탈리아의 빛나는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곡으로서 종소리와 탬버린 소리 등이 경쾌하고 풍자적인 무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6. 눈 위의 발자국 우수에 찬 고독한 행인이 겨울 눈밭 위에 새기는 발걸음을 연상시킨다. 침묵으로 둘러쌓인 정적의 풍경이 공허한 음악으로 그려진다. 7. 서풍이 본 것 외형적으로 리스트를 연상시키는 이 곡은 2집의 ‘불꽃’과 더불어 전주곡 전체 가운데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난곡으로서, 흉폭한 바람이 포물선을 그리며 타악기적인 저역 리듬 위로 찬연히 날아간다. 8. 아마 빛 머리의 처녀 조용하고 다정한 표정이 풍부하게 펼쳐지는 5음계의 곡. 리콩트 드 리슬의 ‘스코틀랜드 노래’의 네 번째 시에서 인용한 제목으로서, 아마빛 머리의 한 소녀가 이른 아침 히스밭에 앉아 노래부르는 목가적인 정경을 묘사한다. 9. 끊어진 세레나데 기타처럼 퉁기는 듯한 스페인의 집시 무곡 호타(Jota)를 연상시키는 사랑의 세레나데는 끊임없이 방해받으며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10. 가라앉은 성당 건반의 거의 모든 영역을 사용하는 이 곡은 안개에 쌓인 성당의 평온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물 위로 완전히 떠오르는 절정에 다다른 뒤, 이후 희미하게 사라지는 모습까지를 담고 있다. 11. 퍽의 춤 세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장난꾸러기 요정이 변덕스럽고 재치있게 추는 춤. 12. 음유시인 중세 시대의 음유시인이 아니라 20세기 초반 파리에 등장한 흑인 재즈 음악가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을 예리한 관찰력으로 잡아낸 곡으로서, 기이하고 조롱 섞인 풍자는 후일 스트라빈스키를 예견케 한다.. <웹 발췌 오재원 클래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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