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우리 음악

전인권 - 아직도

로만짜 2016. 1. 17. 23:30

 

 

      전인권에 대한 생각은 한결같다. '들국화'의 보컬리스트였다는 것,

      그리고 [그것만이 내세상]을 불렀다는 것.

      그러나 전인권 개인의 음악사로 보았을 때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머리에 꽃을]이 수록된 '추억들국화' 앨범,

      그리고 이어서 발표된 [돌고, 돌고, 돌고]가 수록된 '전인권 1집'이다.

      창작자로서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지점이자,

      들국화 오리지널 멤버들의 창작 수준에 견주어보아도 전혀 모자람 없는, 오히려 일면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필자에게 누군가 '전인권의 역량은 어느정도인가'라고 물어온다면,

      단연 들려주고 싶은 넘버는 1집에 수록된 [아직도]라 하겠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 시대가 만들어준 언더그라운드의 시의적 혁명이었다면, [아직도]는

      그 음악 자체의 파괴력으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넘버이다.

      전인권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그것만이 내 세상]의 키보디스트 허성욱과 기타리스트 최구희가 세션으로 참여했다.

       

      특히 2절이 모두 끝나고 최구희의 기타솔로와 허성욱의 컴핑이 시작되는

      이중주는 우리 록 역사의 최정점에 위치하는 순간이라 할만하다.

      여기에 '아직도'를 외치며 절규하는 전인권의 사자후는 가슴을 후벼파는 카타르시스로 인도한다.

      인간의 성난 절규라는 것을, 키보드와 기타,

      그리고 보컬만으로 온전하게 담아낸 사운드의 혁명이라 할만하다.

      우리나라의 '창'을 듣는 듯한 전인권만의 샤우팅은 오늘날까지도

      국내외를 통틀어 유사한 록 보컬리스트를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실제로 90년대에 들어 전인권은 국내의 소리꾼에게 소리를 배우게 된다)

       

      물론 [돌고, 돌고, 돌고]가 큰 사랑을 받고 21세기 들어서는

      CF 음악으로도 사용되면서 단연 이 앨범에 프론트넘버가 되었지만,

      [아직도]에서 보여준 전인권의 보컬과 창작력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록 역사를 뒤집을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다.

      [아직도], 내게는 아직도 전인권인 이유이다.

      아직도/전인권(작사.작곡)


      아직도 내 마음엔 오직 너하나
      그 어느 새로움도 내겐 의미가 없으니
      아직도 내 귓가엔 너의 비밀 너의 목소리 만이

      내가 층층계를 오를때도 어두운 골목길에도
      너와 어울리던 모두 마다 마다
      저하늘 동 서 남 북 어디에도
      아직도 아직도 너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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