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악장 : 알레그로 모데라토
▶ 1944/12/12(?) Mono Symphony No. 8 "Unfinished" in B minor D.759 SCHUBERT Wilhemlm Furtwängler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TAHRA 4CD
극히 단순한 소나타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묵직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도입부를 연주하면 이어서 바이올린의 왠지 불안한 잘게 저미는 반주를 타고 목관악기가 슬픈 선율을 연주한다. 관현악의 총주에 이어 잠시 침묵이 흐르면서 첼로가 제 2주제를 노래한다. 이 두 개의 주제가 서로 엉키면서 곡은 비극적인 전개를 보이며 부풀어 오른다.
제2악장 : 안단테 콘 모토
불규칙한 3부형식의 구성을 갖는 서정적인 악장이다. 매우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이 풍부한 악장이다. 전체적으로 지극히 낭만적이며 시적인 정취가 넘친다. 처음에 꿈과 같은 몽환적인 화음과 저음의 피치카토로 시작하여 곧이어 유려한 주제가 바이올린에 나타난다. 이 주제가 계속 발전해 나가다 중간부분에서는 곡의 분위기가 잠시 바뀌면서 무언가를 동경하는 듯한 그리움을 담은 주제가 오보에로 나타나 점차 부풀어 오르다 다시 처음의 주제로 돌아가면서 곡이 끝맺는다. 바인가르트너는 "슈베르트는 이 곡으로 이미 영원한 안식에로의 여행길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말하고 있다. 양식적으로는 미완성이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완성된 교향곡, 여기에 이 곡의 생명이 담겨져 있다.
추천음반
◀ 1995 Digital Symphony No. 8 "Unfinished" in B minor D.759 SCHUBERT Gunter Wand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RCA 2CD
전통적으로 추천되는 명반으로는 발터/뉴욕 필 (SONY)의 연주가 있다. 이는 그가 노후에 콜럼비아 심포니와 함께 녹음한 연주보다 훨씬 활력적인 연주이므로 구입시 이 점에 주의하여야 한다. 풍부한 서정미와 격정적인 표현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참으로 뛰어난 연주이다. 대 지휘자 발터의 따뜻한 인간미가 그대로 담겨있는 연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녹음연도가 오래되어 음질을 중시하는 분에게는 그다지 권할 수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준비된 푸르트벵글러/베를린 필의 음반은 흔한 DG의 연주가 아니라 TAHRA에서 나온 그의 기념음반중 2차 세계대전중에 녹음됐으나 미발매됐던 녹음으로 아쉽게도 1악장밖에 들을 수가 없다. 이 연주로 2악장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 푸르트벵글러의 50년대 녹음들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연주로 브람스 교향곡이나 베토벤 교향곡의 전쟁중 녹음들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는 연주로 곡의 비극적인 면이 극대화되어서 섬칫한 공포까지 느끼게 할만한 광포한 연주다. 이런 류의 연주는 전무후무하다는 의미에서 특별히 전곡이 아님에도 이곳에 소개 했다.
음질과 연주를 모두 고려한다면 현재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연주는 단연 귄터 반트/베를린 필 (RCA)의 연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반트의 연주는 탄탄한 독일적 전통위에 표현되는 매우 격조높은 연주로서 이 곡이 가지는 낭만성을 너무 강조하여 형식미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고전파적인 무뚝뚝한 연주로 일관하는 것도 아니다. 그의 연주는 슈베르트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외형적 형식미를 유지하면서도 선율의 내면에 흐르는 풍부한 뉘앙스를 독일-오스트리아적인 정서로 표현해내는데 성공한 드물게 보는 뛰어난 연주이다. 슈베르트의 작품들은 섬세한 정서를 담고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여리고 약하게만 표현될 수 있는데, 반트는 이러한 문제를 잘 극복하여 실로 당당하면서도 격정적인 슈베르트를 표현하고 있다. 80세가 넘은 노인의 손에서 이러한 음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가격면까지 고려한다면 칼 뵘/베를린 필하모니 관현악단(DG)의 연주를 추천할 수 있겠다. 뵘은 베토벤과 모차르트에서 일견 무뚝뚝하면서도 깊이있는 울림과 선이 굵은 박력을 들려주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연주를 들려준다. 1악장의 유려한 표현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 유려함이 약간은 지나쳐 유약하게 들리는 단점도 있지만, 정말 뵘으로서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는 최상의 연주이다. 그러나, 2악장은 약간 빠른 템포설정과 건조한 정서의 표현으로 그 재미가 약간은 떨어진다. 전체적으로는 매우 우수한 연주이며, 버짓 프라이스의 싼 가격에 9번 교향곡까지 같이 들어있으므로 경제적인 이점이 뛰어난 판이다.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니(DG)는 탄탄한 조형미를 바탕으로 산뜻한 연주를 들려주는 좋은 판이다. 카를로스 클라이버/비인 필하모니(DG)는 그의 유명세에 비해서는 그저 그런 평범한 수준의 연주라서 약간은 실망스럽다. 오히려 모노 녹음의 토스카니니/NBC 교향악단(RCA)의 연주가 훨씬 뛰어난 조형미와 박진감을 들려주는 호연이다.
그외 고악기를 쓴 정격연주로는 브뤼헨/18세기 오케스트라 (PHILIPS)의 연주가 첫손에 꼽힐만하다. 브뤼헨은 현대악기를 쓴 연주들의 뭉뚝한 밸런스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고악기만으로 가능한 샤프한 밸런스로 금관과 팀파니를 화려하게 울리면서 지극히 당당하고 웅장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해석은 아르농쿠르/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TELDEC) 음반에서 일부 발견할 수 있으나 오케스트라의 음색의 청량함에서 18세기 오케스트라에 비할바 아니다.
내용 출처 : 고 클래식 / 글: 곽규호 1999/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