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림운동

[스크랩]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24> 비만 5

로만짜 2008. 5. 17. 16:05
살을 빼기 위해서 운동하지 말자
  
  운동을 많이 하면 살이 빠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운동을 중지하면 살은 다시 찌게 돼 있다. 예를 들어서 서너 시간 산을 타고 땀을 쭉 빼고 나면 1kg 전후로 몸무게가 줄어든다. 그러나 이렇게 줄어든 몸무게는 분명히 하루 이틀 안에 다시 늘어난다. 산에 많이 올라 운동을 한다고 해서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운동해서 빠진 살은 운동을 중지하면 다시 찐다.
  
  운동을 많이 해야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자세를 바로 해야 살이 빠지는 것이다. 예컨대 마라톤을 해서 살을 뺀 사람이 많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마라톤을 할 때에는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펴라고 강조하는데 이를 잘 지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펴고 뛰면 힘이 더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은 그렇지가 않다. 이렇게 하고 뛰면 깊은 호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숨도 훨씬 덜 차고 힘도 덜 든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운동을 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운동의 목적을 살을 빼는 데 두지 말고 즐기는 데 두라는 얘기일 뿐이다. 예컨대 산에 올라갈 때에는 도심의 콘크리트 장벽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는 데 주안점을 두자는 것이다. 침침한 인공에서 벗어나 맑은 자연과 함께 하면, 그리하여 흙냄새, 나무 냄새를 맡으면 우리 몸은 이를 금방 알아차린다. 자연을 반가워하는 것이다. 원래 진화할 때의 그 좋은 환경을 접하고는 몸이 활짝 웃는 것이다. 그러면 몸이 쭉 펴지면서 피로가 한꺼번에 풀린다. 1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자연과 벗하면 우리 몸이 스스로 즐거워한다. 오늘은 꼭 이만큼은 올라가야 되고, 적어도 몇 시간은 산을 타야 운동이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기라는 것이다. 의무감을 가지고 억지로 올라가면 오히려 근육이 굳으면서 몸을 상하게 된다.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그 운동이 즐거워서 해야 하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살을 빼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운동이 즐거워서 해야 하는 것이다. 운동이 즐거우면 몸이 펴진다. 몸이 펴지면 바른 자세가 된다. 이런 운동이 건강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운동이 괴로우면 몸이 굽는다. 몸이 굽으면 병이 생긴다. 운동량을 늘려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 살이 빠진다는 과학을 빙자한 낭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살을 빼는 것은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것이 기본인 것이다. 자세가 바르면 우리 몸이 스스로 알아서 불필요한 물질은 다 밖으로 배출해 버리고 필요한 살만 남겨두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비만도 실은 자기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자기 몸을 바르게 하지 않은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자기 자신이 져야 한다. 그 방법은 스스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지방흡입 수술을 해 보아야 소용이 없다. 얼마 안 가서 다시 찌기 때문이다. 이런 수술을 하는 사람은 자기 자세가 틀어져서 살이 쪄 놓고는, 해결은 의사에게 해 달라고 하는 무책임한 사람이다.
  
  이 연재물의 제목을 "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로 정한 것은, 실제로 우리 몸에는 스스로 나을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모르고, 스스로 나으려고 노력하지는 않고 약이나 수술 등 타력(他力)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랫동안 자세가 틀어져 있어 이미 병이 너무 깊은 상태로 진행돼 있는 사람은 약이나 수술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타력에 기댈 수밖에 없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스스로 나을 수 있는 것이다.
  
  합병증의 원인: 비만은 그렇게 위험한 병인가?
  
  현재 비만은 필요 이상으로 위험한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지금까지 여러 부위에 살이 찌는 원인을 알아보았지만, 살이 찌는 데는 분명히 찌는 원인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살이 찌는 원인이 무엇인가에 있다. 그 원인이 정말로 위험한 것일 수도 있고, 별게 아닌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것을 일률적으로 신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카우프지수=체중(kg)/[신장(m)]2)에 의한 비만도 계산법을 사용하여 체지방의 비율이 높으면 과체중이니 비만이니 하면서 규정을 하고 있다. 비만도가 높은 사람뿐만 아니라 낮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병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이런 비만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이는 사실 사람들이 비만으로 인해서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같은 많은 합병증이 따른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만을 더 무서운 병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무서운 난치병이 비만 때문에 오는 합병증이라면 정말로 비만은 무서운 병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병은 비만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 역시 원인과 결과를 착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하나 들어서 보도록 하자. 건강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허리디스크의 원인 중의 하나가 신장이 나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에 많이 실려 있다. 이것이 아주 대표적으로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혼동한 경우이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골반이 기울면서 위에 놓여 있는 엉치와 요추가 틀어질 뿐만 아니라 신장도 아래로 쳐지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 이때 요추가 틀어지는 것과 신장이 쳐지는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서 골반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일 뿐이다. 물론 이 두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골반이 기울어지면 엉치가 틀어져 허리가 아플 수 있고, 신장이 아래로 쳐지면서 그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허리가 아픈 것과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 이 둘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도 없다. 관계가 있다면 둘 다 같은 원인으로 인해서 생겨났다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도 신장이 나쁘기 때문에 허리가 아프다는 인과관계로 설명을 하는 난센스를 범하고 있다. 그 결과 허리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장을 치료해야 한다는 웃기지도 않은 치료법이 버젓하게 행세를 하고 있다.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라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이미 앞에서 얘기한 대로 복부비만이든 전신비만이든 살이 찐 사람은 거의 대부분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 건물로 치면 주춧돌에 해당되는 고관절이 틀어져서 기둥인 척추에 문제가 발생해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흉추가 틀어져 정보전달체계가 무너져서 오는 것이 전신비만이고, 허리가 굽어서 무게를 받아 내기 위해 생기는 현상이 복부비만이다.
  
  마찬가지로 흉추 11번이 틀어져서 췌장으로 가는 신경이 막히면 췌장에 있는 랑게르한스섬에서 인슐린을 생산하는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것이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마찬가지로 흉추 3번이 틀어져서 심장의 혈압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신경이 막히면 고혈압이 된다. 뇌졸중 역시 고관절이 틀어지고, 이로 인해 흉추와 경추가 틀어졌을 때 오는 현상일 뿐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비만이든 당뇨든 고혈압이든 뇌졸중이든 하나의 원인에서 나온 동렬의 결과인 것이다. 허리디스크라는 잘못된 병명을 가진 증상도 마찬가지로 고관절이 틀어져서 오는 동렬의 결과일 뿐이다. 비만으로 인해서 합병증으로 다른 병이 함께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병이 동시에 올 수도 있다고 해야 맞는 말인 것이다. 동시에 올 수도 있다는 것은 동시에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한 가지 병이 있는 사람에게 다른 병이 함께 오는 것은 대개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
  
  경험적으로 보면 비만인 경우 이러한 병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현상을 관찰하고서는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일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주춧돌이 기우니까 기둥도 기울고 서까래도 기우는 것인데, 주춧돌이 기운 것은 보지 못하고, 이 서까래가 기울어서 다른 서까래도 기울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본(本)은 보지 못하고 말(末)에만 매달려 실제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비만이라는 것도 우리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오는 것일 뿐이다. 합병증이라고 부르는 다른 병도 우리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오는 것일 뿐이다. 비만과 다른 병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아니라, 같은 원인에 의해 동시에 올 수도 있고 또 동시에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증상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이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현대의학이 원인을 추구하지 않고 현상에만 매달리는 대증요법을 중요한 방법론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대증요법에 대해서는 차후에 자세하게 다루기로 한다.
  
  그렇다면 어쨌든 이제는 '비만 신드롬'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만 자체보다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에 정말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이 틀어져 있어 비만도 생기고 다른 병도 생긴다. 문제는 바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현대인은 삶의 방식이나 노동의 형태가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잘못된 자세를 갖기 쉽게 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현대병이라는 것은 이것 때문에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병이 비만으로 인해 올 수 있다는 합병증에 대한 우매한 지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는 삶의 방식이나 노동의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몸살림운동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운동을 벌려 나가고 있다.
  
  다음 회에는 만병의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다루려고 하는데, 스트레스 역시 대개는 잘못된 자세에서 오는 것임을 미리 말해 두고 싶다.
   
 
  김철/몸살림운동가
출처 : 몸살림운동 부산동호회
글쓴이 : 공구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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