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배경음악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 곡은 이광수의 소설 '유정'에서 여 주인공 '정임'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곡이다. 70년대 후반 우연히 보게된 이 '유정'이라는 이광수 원작의 영화속의 애절한 스토리와 배경화면과 함께 청순하고 해맑은 모습의 신인 여배우 한유정(정임 역)이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는 이 소나타가 이렇게 아름다운 곡인지를 새삼스럽게 하는 감동이었다.
30년을 훌쩍 넘긴 아득한 기억속의 추억이 되었지만, 이 곡을 들을 때면 이 곡과 영화속 사랑의 감동과 함께 '제2의 남정임'의 기대주로 이 영화에 개스탕했던 신인 여배우 '한유정'의 풋풋한 모습이 떠오른다. 이 영화 '유정'으로 데뷔하며, 이름도 '한유정'으로 데뷔했다. 불멸의 스타 남정임의 데뷔도 '유정'을 통해서 였고, '남정임'이라는 이름도 이 소설의 여주인공 '정임'에서 빌어 온것이다.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 '유정'이라는 영화는 3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966년 김진규, 남정임 주연 / 1976년 남궁원, 한유정 주연 / 1987년(드라마) 이미선, 이정길. 이 애절하고 사랑스러운 소나타의 클라리넷 편곡 음반이 눈에 띄어 듣게 되었는데, 쾰른 방송교향악단, 뮌헨 필의 클라리넷 수석주자를 역임한 랄프 만노의 연주는 모자람이 없이 훌륭하지만, 바이올린의 가녀리고 절절함이 배어 나오는 이 소나타의 사랑스러운 느낌은 전달되지 않는것 같다.
예전에 올렸던 저베이스 드 페이어 연즈의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의 클라리넷 편곡은 마치 원곡이 클라리넷 곡처럼 환상적이었는데, 이 곡에서의 클라리넷은 부분 부분 좋은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리 맞아 떨어지지 않는것 같다. 특히 빠른 패시지에서 가녀리면서도 열정이 흐르는 분위기를 살리기에는 클라리넷의 음색은 너무 굵고 섬세함이 떨어진다. ....
이광수의 소설 '유정'은 대부분 읽어 보신 소설이겠지만, 아마도 오래전 학창시절이었을 것이고...아련히 기억이 안나시리라 생각되네요... 이 영화의 추억속의 포스터와 줄거리를 링크시킵니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F장조 '봄', Op.24
1801년에 제4번 소나타와 거의 같은 시기에 완성된 제5번 소나타는 제9번 “크로이처”와 함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베토벤의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중기의 제 9번'크로이처'와 제 10번 소나타를 제외하고, 모두 베토벤의 작품시기 전기의 작품들이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정통적인 고전 양식에 기초하고 있다.
모방의 시기로 앞 시대의 음악 어법을 받아들이면서 고전주의 양식의 작품을 작곡한 것이 특징이다. 그의 전기 작품에는 개성적이고 힘찬 리듬,표현이 풍부한 화성,구조의 논리적 구성,조성의 강한 대비,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에 나타나는 뚜렷한 두 주제의 대비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 제 5번 '봄' 소나타에서는 베토벤의 전기 작품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강한 인내와 의지에 의한 다이내믹함과는 달리 달리 밝고, 생기 있는 분위기로 고전주위 초기의 양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베토벤은 이미 청력을 잃었던 시절이었지만, 이런 뛰어난 낙천적이고 서정적인 작품을 남긴 것이다.
이 제 5번 소나타는 고전적 소나타의 전통적인 구조로 되어있으면서도 이 소나타에서 처음으로 4악장 구성으로 확대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했다. 오블리가토에 불과하던 바이올린의 역활을 선율과 반주로 구분짓기 어려울 만큼 동등한 위치로 발전시켰다. 이 5번 소나타에서 바이올린이 주도하는 사랑스러운 선율은 새로운 경지의 형성, 낭만적 요소를 두드러지게 갖으며, 고전시대 마지막 작곡가이자 낭만시대의 선구자로서의 베토벤의 작품세계를 표방한것이다.
1801년 10월에 빈의 모로사에서 출판되었으며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에게 헌정되었는데, 이 곡은 처음 작곡 당시에는 제4번이 Op.23 소나타에 포함되어, 'Op.23'이 제4, 5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802년에 이 두 곡은 제4번이 Op.23, 제5번이 Op.24로 작품번호가 수정되었다. 제4번 어둡고 반항적이며 정열적이고, 제5번은 밝고 여유롭고 따듯하여 서로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봄'이라는 제목은 베토벤이 직접 붙힌 것이 아니라 나중에 이 곡을 들은 사람이 붙힌 별명으로 이 애칭은 이 곡의 분위기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