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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성녀 체칠리아 찬가 S. 491 & 잊혀진 로망스 S. 132 - 레슬리 하워드(pf)

로만짜 2013. 11. 18. 00:30

 
 
Franz Liszt (1840–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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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lie Howard , piano / Paul Coletti, violaRec. 8/1992.
리스트 - 성 세칠리아 찬가, S. 491 (원곡, 구노)
'성녀 체칠리아 찬가'는 구노의 곡을 1866년 리스트가 솔로 피아노를 위하여 편곡한 곡이다. 구노가 1865년에 작곡한 원곡은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오케스트라의 편성은 바이올린, 하프, 2 플루트, 오보에, 2 클라리엣, 2 바순, 4 호른, 2 트럼펫, 팀파니, 더블베이스로 편성되었다. 구노는 이 곡을 1878년에 'Ave verum'의 텍스트를 부쳐 하이 소프라노와 함께 바이올린, 피아노, 오르간을 위한 성악곡으로 편곡하기도 했다.

구노는 이 곡외에 또 하나 1854년, '성녀 체칠리아의 장엄미사'를 작곡했고, 이 작품은 이듬해 성녀 체칠리아 축일에 파리의 생퇴스타슈 성당에서 초연되어 신학을 공부하기도 했던 구노의 깊은 신앙심이 담긴 명곡이다. 이 미사곡은 종교적인 경건함과 성스러움이 표현되고 있지만, 지금 듣고있는 '체칠리아 찬가'에서는 경건함 보다는 음악의 수호성인이기도 한 '체칠리아'를 표현하는듯이 서정적이다. 리스트의 시적이고 사색적인 낭만적인 피아니즘이 더해지며 종교적 색체를 떠나서 소중한 것들에 대한 사랑의 노래로 들어도 좋을것 같다..꿈속에서 들려오는 천사의 노래.. 소중한 벗, 연인..사랑했던 이들의 미소와 속삼임...
'성 세칠리아'는,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의 성인으로, 음악의 수호성인으로도 불려지며 11월 22일을 축일로 기리고 있다. 로마 귀족 가문의 태생으로 그녀의 이름은 하늘(치엘로)과 백합(질리)과 관련하여 ‘천상의 백합’을 뜻한다.

이미 하나님께 '동정서약'까지 하였던 그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친에 의해 로마의 귀족 청년 발레리아누스(Valerianus)와 결혼하였으나, 결혼식을 마친 후 그녀의 신앙심과 기지로 남편으로 하여금 자신의 동정을 지켜줄것을 허락받으며 나아가 그녀의 남편과 동생인 티부르티우스(Tibrutius)까지 개종시켰다. 두 형제도 체칠리아와 함께 그리스도인으로 순교하며 캐톨릭교의 성인으로 추앙되고 있다.

'성 체칠리아'는 '음악의 수호성인'으로도 불려지고 있는데 이는 원치 않았던 결혼식 때 체칠리아는 결혼 축하 음악과 환호성 듣지 못하였고, 오히려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소리는 내지 못하고, 가슴속으로 불렀다는 행적에 근거한다. 1584년 로마에 음악원이 세워졌을 때 성녀는 이 학원의 수호자로 지칭되었고, 이후 성녀 체칠리아를 교회 음악의 수호자로 공경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성녀의 문장은 오르간이다. 그녀의 모습은 작은 손 오르간 이나 비올라와 함께 묘사되고 있다. 여러 화가들에 의해 다양한 모습의 '체칠리아'가 묘사되고 있다. 아래 위키백과에 등재된 그녀의 이야기를 링크시킵니다. '체칠리아'의 다양한 그림들은 편리를 위해 한 곳에 모아 편집합니다.
'성 체칠리아 찬가'는 종교적인 곡이지만 그 가치와 대상을 신이 아닌 내 주변의 친구,연인, 이웃, 소중한 가치가 담긴 대상으로 옮겨 생각하며 감상해도 될 것 같다...소중한 것을 향한 애절하고 간절한 사랑과 평화로움이 가득 담긴 곡이다.
책장을 뒤척이다. 오래된 가족 사진첩에서 작고하신 조부모님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서너살 때에 서울로 올라왔지만 휴일. 방학때 등이면 찾던 고향집. 이 철 무렵의 저녁노을이 지는 동네 어귀의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던, 저녁 밥을 짓는 연기가 낮게 깔리며 드리워지는 가을 걷이를 마친 볏집들이 쌓인 평화로운 늦 가을의 들녁... 고향집 반쯤 열린 육중한 나무 문짝의 삐꺽하는 정겨운 소리와 함께 문을 밀고 들어서면, 언제나 처럼 할아버님이 주무시던 사랑채에 군불을 때시던 할머니가 '아이구, 우리 이쁜 손주 왔네' 하시며 유난히 허리가 굽으셨던 허리를 펴시며 반가이 맞으시던 할머니...
버스에서 내려 한 십리정도를 걸어야 했던 시골집.. 고향집을 향하여 걷던 이 길은 지금 생각하면 철마다 색이 바뀌며 나에게 추억을 주던 길이다. 이 철 무렵의 십리길은 겆자면 조금은 한기가 느껴지는 철이다. '애야. 춥다, 어서 이리와라' 하시며 아랫목으로 이끌어 이불까지 내 오시던 할머니... 고향집은 지금 생각하며 비교적 유복한 집이였지만, 그 시절은 어느 집이고 유난히 먹거리를 챙겼던 시절이었던것 같다. 밥 상을 차려 주시며 이것 저것 귀잖을 정도로 챙겨주시던 할머니의 정겨운 모습이 스친다. 벌써 할머니가 떠나신지가 30년이 다 되어가보다. 오래된 사진첩 속의 내 어린 시절모습, 학교친구들, 가족과 이웃들의 모습들을 보며 추억에 잠겨본다.
'세칠리아'라는 3세기경의 로마 캐톨릭의 성녀로, 5세기 중엽에 순교록에 기록된 성녀의 찬가이지만 이 곡은 리스트의 사색적이고 경건하면서도 낭만적이고 따스한 서정이 담긴곡이다. 이 음반에는 베를리오즈의 두 번째 교향곡인 '이탈리아의 해롤드'를 리스트가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해 편곡한 곡과 '잊혀진 로망스'가 같이 수록된 앨범...

역시 종교적인 스토리를 근간으로 하는 이탈리아의 해롤드는 다음에 별도로 올리고...잊혀진 로망스'는 얼마전에 'Liszt Cello Works'의 첼로음으로 올렸던 곡.. 첼로로 듣던 쓸쓸함과는 달리 비올라의 따스하고 온화한 음색이 가녀리며 애절한 사랑의 느낌으로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이 '잊혀진 로망스'는 '체칠리아 찬가'와는 또 다른 신부의 길을 걷게 된 리스트의 세속에서의 인연과 로망스에 대한 추억을 그린 것이겠지만 두 곡 모두에서,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에 대한 사랑과 평화가 깃들진 곡으로 전달되는 곡 같아 두 곡을 엮어서 올려본다. 음악을 듣고 있자니 뒤척이고 있는 오래된 사진첩 속의 잊고 지내던 소중했던 사람들과 추억속의 지난 사연들이 스치고 지나가며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