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곡

말러/그대 결혼식 날은 내 슬픈 날 - 토마스 햄슨, 제시 노먼

로만짜 2011. 11. 25. 09:05

 

 

 


Gustav Mahler: Wenn mein Schatz Hochzeit macht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말러: 그대 결혼식날은 내 슬픈 날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No.1]  * 독어, 영역 가사 ->

 

 

1. Thomas Hampson (baritone)   2. Jessye Norman (sopano)

 

    말러가 무명시절에 어떤 여가수를 좋아했는데, 그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결혼을 하게되자 만든 곡이란다.
    그 여자도 말러에게 미련을 갖은 채 시집을 갔는지 그냥 말러 혼자 좋아하다 말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세기말적 암울함과 함께 우리 60년,70년대 더벅머리에 검정 코트 입은 대학생이 부르면 딱 좋을 노래다.
    그 시절에 유행했던 트윈 폴리오와 카니 후란시스의 '웨딩 케이크', '라 노비아'도 비슷한 노래인데,
    말러는 웨딩 케이크, 라 노비아 처럼 역설적인 축복으로나마 최소한의 반응을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냥 골방으로 숨어들어 혼자 슬픔을 되새김질할 뿐이다. 오죽하면 새소리에서 마저 질투를 느끼겠나.

    말러 선생! 다음 세상에 환생해서 그 여가수 또 만나서 배신당하게 되걸랑, 영화 졸업처럼 신부를 '탈취'함으로써
    선생의 뜨거운 사랑을 만천하에 알리거나, 아니면 어디서 핏덩이 애 하나 빌려 보듬고 결혼식에 가서
    접수대 앞에 주저앉아 울면서 이 결혼식 파토다... 꼬장을 부리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하다 못해
    면도 잘 된 돼지머리 하나에 덤으로 돼지입에다 콘돔 한 갑 물려서 택배로 보내는 심술이라도 보이시라.
    먼 발치에서 가마 탄 갑순이 보고 훌쩍대는 갑돌이 마냥 골방에 쳐박혀 애꿎은 꽃,새만 나무랠 일이 아니다.
    지금 세상이 우짠 세상인데... 이젠 남자 우세 그만 시키란 말쌈이다.....
                                                                                                                                      (2005.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