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셀 코르보,Michel Corboz (February 14, 1934 - )
스위스 태생의 지휘자.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의 소유자이며 투명하고 따뜻한 마음이 깃든 음악성으로 듣는 이에게 다가오는 지휘자. 그가 바로 미셸 코르보이다. 지휘자 미셸 코르보는 1934년 2월 14일 스위스 마르센스(Marsens, Switzerland)에서 태어났다. 그는 스위스 프리부르의 에콜 노르말(École Normale in Fribourg)에서 성가와 작곡을 공부하였다. 그러나 지휘에 관심과 매력을 느낀 그는 지휘쪽으로 방향을 돌려 공부하였다.
그가 19세 때인 1953년 로잔느의 노틀담 드 발랑탕 교회의 음악 감독에 취임하여 무반주 합창을 전문적으로 공연하는 합창단을 조직했다. 코르보는 이 합창단을 통해 아카펠라,칸타타,오라토리오 등 수많은 종교 음악을 발표하였으며,이 합창단과의 활동을 토대로 지휘 경험을 쌓았다. 후에 이 합창단은 기악 반주를 추가시켜 스타일의 변형을 꾀했고,이것이 나중에 "로잔느 앙상블 폴리포닉"으로 발전되어 갔다.
미셸 코르보는 수년간 고전파와 낭만주의의 오라토리오를 비롯하여 바로크 시대의 바하,비발디,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작곡가였던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작품에서 최고의 자질을 보여 주었다. 1959년 미셸 코르보는 병을 얻어 한때 음악활동을 중단하였으나,1961년 음악일선에 복귀하여 선택되어진 15명의 멤버를 구성원으로 로잔느 성악 앙상블(Ensemble Vocal de Lausanne)을 조직하였다. 이때부터 그는 활발한 연주활동과 더불어 정력적인 녹음활동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이 성악,기악 앙상블과 함께 르네상스에서 바로크(특히 초키 바로크)에 이르는 수많은 성악곡과 관현악곡들을 연주하였다. 특히 1965과 1966년에 녹음한 몬테베르디의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Vespro della Beata Vergine)>와 오페라 <오르페오(L'Orfeo)>는 당시 언론에 의해 대단한 찬사와 호평을 받았다. 이것을 계기로 미셸 코르보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지휘자의 반열에 올라 섰다. 1969년 미셸 코르보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굴벤키안 협회의 합창단의 지휘자에 임명되었고,이후 음악감독이 되었다.
1976년 이후,그는 스위스 제네바 고등 음악원(Conservatoire Supérieur de Musique of Geneva)에서 합창 음악을 가르쳤다. 최근에는 리옹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덴마크 방송 교향악단,콜론 관현악단 등과도 공연하고 있다. 미셸 코르보는 연주 레퍼토리로 오케스트라 작품,독창곡,합창곡 등을 연주하였지만,피에르 프란체스코 카발리(Pier Francesco Cavalli),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등의 오페라도 지휘하였다.
미셸 코르보는 1995년과 1996년 아르헨티나에서 'Prize of Critics' 상을 수상하였고,프랑스 정부로부터 음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예술 문화 훈장(Commandeu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을 받았다. 1999년 포르투갈 대통령으로부터 'l'Ordre de l'Infant Don Henrique'을 수상하였다.
미셸 코르보는 헬무트 릴링((Helmuth Rilling, 1935 - )과 함께 종교음악에 천착해 온 매우 특별한 지휘자이다. 릴링의 해석은 보수적인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릴링의 주된 관심사는 늘 바흐를 축으로 움직이는데 반해,미셸 코르보의 경우는 좀더 치열한 내성으로 다져진다. 미셸 코르보는 어려서부터 몬테베르디의 연주를 들으면서 종교음악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프리부르 음악원에서 수학한 그는 로잔의 노트르담 대성당 합창단의 지휘자로 있다가, 훗날 독립적으로 로잔 보컬 앙상블을 구성하기에 이른다. 15명의 전문적 성악가들이 모여 만든 '로잔느 보컬 앙상블'의 수준은 매우 높은 것이어서 곧 각지의 음악제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코르보가 녹음한 결정체들─이를테면 바흐의 수난곡들과 몬테베르디의 작품에서도 예외없이 그 청명한 화음을 접할 수 있다.
대체로 코르보의 악상간의 행보는 느리다. 특히 모차르트의 <레퀴엠> 등에서 보여주는 그의 악상간의 행보는 퍽 독특하다. 그 서정적인 몸놀림은 독창자에게도 그대로 전이되어 작곡가의 의식을 낱낱이 가감없이 전하려는 듯하다.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의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에서 역시 코르보는 진폭이 큰 서정미를 주축으로 삼으며,독창진의 일레아나 코트루바스(Ilena Cotrubas, 루마니아 태생의 소프라노),루치아 발렌티니 테라니(Lucia Valentini-Terrani, 이탈리아 태생의 소프라노)에게 프레이징을 길고 우아하게 가져가길 주문한다.
코르보의 이러한 주문은 선율적인 이탈리아 종교음악에서는 제 효과를 발휘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브람스의 <레퀴엠>에서 들려준 느릿한 구성은 덜 효과적이었다. 미셸 코르보의 주된 레퍼토리는 바로크 시대의 작품이다. 특히 몬테베르디의 작품에서 그의 음악은 눈부시다. 몬테베르디의 대작 <윤리적 종교적인 숲(Selva morale e spirituale)>,<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오페라 <오르페오>,<마드리갈 집 제2권> 등은 현대적이고도 예리한 감각이 넘쳐흐른다.
따라서 몬테베르디는 코르보에 의해서 새로운 빛을 부여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거의 신경질적일 만큼의 절묘한 균형,음악 속에 깃든 오묘한 비밀에의 탐미야 말고 미셸 코르보 음악의 특질이다. 또한 절묘한 밸런스를 가지고 음악에 간직된 갖가지 표정을 현대의 청중에게 조금의 난해성도 없이 가장 알기 쉽게 그려내고 있다. 미셸 코르보는 바하의 <수난곡>,<b단조 미사>,<c단조 미사>와 모짜르트의 <레퀴엠>,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 <엘리아스(Elias)>,<파울루스(Paulus)>,뒤뤼플레,브람스,베르디,포레의 <레퀴엠> 등의 중요한 녹음들을 남기고 있다.
샤르팡티에의 <테 데움>,가브리엘리의 <사쿠라 심포니아집> 등도 대표적인 음반이다. 그 중에서 포레(Gabriel Faure)의 <레퀴엠>은 투명한 서정에도 극히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는데,듣는 이를 감동시키는 명연주이다. 이외에도 스위스 태생의 작곡가인 프랭크 마르탱(Frank Martin)과 아르투르 오네게르(Arthur Honegger)의 작품들을 녹음으로 남기고 있다.
글 출처 : 빈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