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곡

말러 / 그대 결혼식날은 내 슬픈날 - 토마스 햄슨, 피셔 디스카우, 밀트레드 밀러

로만짜 2007. 1. 19. 03:32

      Gustav Mahler : Wenn mein Schatz Hochzeit macht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말러 : 그대 결혼식날은 내 슬픈 날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No.1)

      1. Thomas Hampson, bariton & Wiener Philharmoniker / Leonard Bernstein, cond. 2. Mildred miller, mezzo-soprano & Columbia Symphony Orchestra / Bruno Walter, cond. 3. Dietrich Fischer-Dieskau, bariton & Philharmonia Orchestra / Wilhelm Furtwangler, cond. * 독어, 영어 가사 보기 ->

      내 사랑 그녀의 결혼식날, 그녀에겐 기쁜 날, 나에겐 애통의 날. 나는 내 골방으로 숨어들리라. 작고 어두컴컴한 골방으로 숨어들어 내 사랑을 생각하며 울리라. 내 사랑을 생각하며... 푸른 꽃들이여, 시들지 말아다오. 귀여운 작은새야, 푸른 초원에서 노래하렴. 아-, 세상은 어쩜 이렇게도 아름다운가. 짹..! 짹...! 이제 노래도 하지 말고, 꽃 피우지도 말아라. 봄은 진즉 지났고 모든 노래도 이미 끝났다. 밤이 오면 잠자리에 들어서도 나는 내 슬픔을 곱씹어야 한다. 내 슬픔을... 말러가 무명시절에 어떤 여가수를 좋아했는데, 그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결혼을 하게되자 만든 곡이란다. 그 여자도 말러에게 미련을 갖은 채 시집을 갔는지 그냥 말러 혼자 좋아하다 말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세기말적 암울함과 함께 우리 60년,70년대 더벅머리에 검정 코트 걸친 대학생이 부르면 딱 좋을 노래다. 그 시절에 유행했던 트윈 폴리오와 카니 후란시스의 '웨딩 케이크', '라 노비아'도 비슷한 노래인데, 말러는 웨딩 케이크, 라 노비아 처럼 역설적인 축복으로나마 최소한의 반응을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냥 골방으로 숨어들어 혼자 슬픔을 되새김질할 뿐이다. 오죽하면 새소리에서 마저 질투를 느끼겠나. 말러 선생! 다음 세상에 환생해서 그 여가수 또 만나서 배신당하게 되걸랑, 영화 졸업처럼 신부를 '탈취'함으로써 선생의 뜨거운 사랑을 만천하에 알리거나, 아니면 어디서 핏덩이 애 하나 빌려 보듬고 결혼식에 가서 접수대 앞에 주저앉아 울면서 이 결혼식 파토다... 꼬장을 부리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하다 못해 면도 잘 된 돼지머리 하나에 덤으로 돼지입에다 콘돔 한 갑 물려서 택배로 보내는 심술이라도 보이시라. 먼 발치에서 가마 탄 갑순이 보고 훌쩍대는 갑돌이 마냥 골방에 쳐박혀 애꿎은 꽃,새만 나무랠 일이 아니다. 지금 세상이 우짠 세상인데... 이젠 남자 우세 그만 시키란 말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