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관현악

베토벤 / 교향곡 제1번 C Major Op.21

로만짜 2006. 12. 15. 05:31

Ludwing van Beethoven symphony in C Major Op.21
ART: 터너(Turner, Joseph Mallord William)



 베토벤 교향곡 제1번(작품 21): '새벽'(여명)

 이 교향곡의 구상은 17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추정되지만 초연은 1800년 4월 2일 빈의 부륵테아터(Burgtheater)에서 '음악 아카데미'의 한 프로그램으로서 이루어졌다. 베토벤의 초기 작품에 해당되는 이 곡은 흔히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 곡에는 이미 베토벤의 진정한 고유특성이 드러나고 있음도 인정된다. 그래서 그의 이후 작품들의 주요면모들을 예견할 수 있게 해준다. 그의 첫 교향곡의 내용은 베토벤이 당시 프로메테우스 신화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에 영향을 받아 구성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것은 곧 살바토레 비가노(Salvatore Vigano)의 발레에 붙인 "프로메테우스의 피조물들"(작품 43번)을 작곡하게 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마침내 본격적인 '프로메테우스 교향곡'이라고도 일컬을 수 있는 제3번 '영웅' 교향곡(작품 55번)에서 그 성숙된 모습을 보게 된다.
 나는 이 교향곡을 '새벽'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 1악장 서두 도입부의 느린 부분은 먼동이 트이기 직전의 상황,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은 어슴푸레한 어둠과 적막의 정경을 상상하게 한다. 마침내 해가 동쪽 먼 산 위로 솟아오르면서 분위기는 확 바뀐다. 어둠을 내쫓고 광명이 천하를 포용한다. 이런 반전의 전개는 제4번 교향곡의 1악장과 비슷하다. 새벽은 시작과 창조의 시간이다. 그래서 프로메테우스의 창조신화의 드라마를 연상하는 것도 내용적으로 새벽이라는 시간과 연관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향곡 제1번은 새벽으로 시작되는 하루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루의 삶을 우리 인간의 일생의 축소판이라고 본다면 베토벤은 이 곡을 통해 하루라는 우리 인간의 삶의 시간적 단위의 전개과정을 창조의 관점에서 그려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겠다.

제1악장: Adagio molto - Allegro con brio



 새벽에 먼동이 트이기 시작할 때 어둠과 밝음이 공존하듯이 서두에 불협화음이 동시에 울려 퍼진다. 곧 밝은 해가 솟아오르고 우리의 삶은 활기차게 펼쳐져 나간다. 상쾌한 아침에 신바람나게 새로운 날의 새 삶을 시작한다. 삶은 곧 창조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제2악장: Andante cantabile con moto

 

 하루의 삶은 항상 밝고 기쁜 시간으로만 채워지지는 않는다. 때로는 고통스럽고 고달프기도 하다. 가족이나 친구, 친지로부터 슬픈 소식을 듣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내면적 고뇌나 밖에서 오는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가 느끼는 우울함, 슬픔, 아픔, 고뇌, 고민, 걱정 등을 이 악장은 표현하고 있고 그런 역경을 극복할 의지와 힘을 암시한다. '하늘과 바람과 별'은 우리에게 위로와 감사와 희망을 전해주며 새로운 힘을 다짐하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윤동주 시인의 '서시').

제3악장: Menuetto: Allegro molto e vivace


 모든 생명의 주체는 확신에 넘치는 삶의 행진을 박력 있게 밀고 나간다. 만물은 서로를 격려하며 돕는다. 공동체적 삶의 흥겨움에 서로 얽혀 춤추며 기쁨을 나눈다. 삶을 억압하는 문제들을 해결했을 때 우리가 느끼는 해방과 승리의 기쁨도 맛본다. 해방의 기쁨은 온 땅과 하늘을 뒤흔들고 온 자연을 껴안는다.

제4악장: Finale: Adagio - Allegro molto e vivace


 저기 서산에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 노을을 보라. 해질 무렵 황혼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만족과 불만족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참회와 반성과 회한과 함께 내일에의 희망찬 기대와 새로운 각오를 다짐한다. 새로운 삶의 환희가 벌써 가슴 속 깊이에서부터 조용히 솟아오른다. 우리의 용기와 힘을 아무 것도 꺾지 못한다. 더 나은 새로운 삶, 새 날, 내일을 향한 전진만이 있을 뿐이다.

해설-배동인


터너   (1775.4.23~1851.12.19)
 
빛의 묘사에 획기적인 표현을 수립하여 19세기 영국의 화단을 이끌어 온 중요한 풍경화가이다. 미술사상 가장 많은 여행을 했고 가장 많은 작품을 남겼다. 수채화의 대가이기도 한 그는 거의 불가능한 색조를 달성하려고 시도하여 후기의 작품에는 하나의 화면에 수채, 유화, 파스텔 물감을 혼용하여 제작한 작품도 남겼다. 2백권 이상의 스케치 북과 회화 1만 9천 점이 있다.
영국의 화가. 런던 출생. 14세 때부터 로열 아카데미에서 수채화를 배우고, 이듬해 아카데미 연차전(年次展)에 수채화를 출품하였다. 그는 주로 수채화와 판화 제작으로 일생을 보냈는데, 20세 무렵에는 유화를 시작하여 풍경 유채화를 전람회에 출품하기도 하였다.

R.윌슨을 비롯하여 17세기 네덜란드의 풍경화가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국내 여행에서 익힌 각지의 풍경을 소재로 삼았다.24세 때에 아카데미의 준회원이 되고, 3년 후 정회원으로 선출되었다.
1802년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를 중심으로 풍경화의 소재를 모아 500점이나 되는 스케치를 남겼다.
한편, 이 무렵부터 N.푸생, C.롤랭의 고전주제적 풍경화에 끌려, 특히 구도를 잡는 방식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20년 전후부터는 그의 양식에 변화가 생겨, 자연주의적인 방향에서 벗어나 낭만적 경향으로 기울어졌다.
19년 T.로렌스의 권유에 따라 처음으로 이탈리아로 건너가 색채에 밝기와 빛을 더하게 되었다.
《전함 테메레르:The Fighting 》(1838) 《수장(水葬):Peace:Burial at Sea》(43) 《비·증기·속력》(44) 《디에프항》 《노럼성과 일출》 등의 대표작은 그의 낭만주의적 완성을 보여준다.
J.라스킨의 절찬을 받았으며 그가 죽은 후에도 주목받아, 프로이센-프랑스전쟁 중 망명해온 그 후의 인상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카르타고를 건설하는 디도


바티칸에서 본 로마


수장


 
Slave


전함 테메레르

Fingal's Cave, 1832


 

Ulysses deriding Polyphemus - Homer's Odyssey



Rain, Steam, and Speed

 

                위 게시물은 어느 누리꾼님께서 만들어 보내주신 것입니다: 터너의 그림과 해설도 함께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그분께 더욱 감사드립니다. 아래의 터너의 그림들 가운데

                첫번 째 그림의 제목은 '카르타고를 건설하는 디도'입니다.

                

                위의 저의 음악해설을 비롯하여 베토벤의 이름붙여지지 않은 5개의 교향곡에 대한

                이름붙이기의 시도와 그의 음악감상에 관한 저의 글 '소리의 사회학'(이 블로그의

                '예술' 방에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새벽 배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