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베토벤/피아노 협주곡 5번 Op. 73 '황제' - 마우리치오 폴리니(피아노) 칼 뵘(지휘) 비엔나 필하모니카

로만짜 2015. 11. 25. 00:27

 

 

 

 

 

 

 

 

  

 

L.V. Beethoven (1770~1827)
Piano Concerto No. 5 in E flat major,
Op. 73 'Emperor'

 

 

 

  1. Allegro (20'32")  

 

  2. Adagio un poco mosso (08'03")

 

  3. Rondo. Allegro (10'22")

 

  

1 ~ 3 순으로 연속듣기
 
 
Maurizio Pollini, piano
Karl Bohm, cond
Wiener Philharmoniker
Recorded: 1979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는 베토벤의 5곡의 피아노
협주곡의 최후를 장식하는 곡으로 작풍은 원숙하고,
구성은 웅대하며 내용은 장엄한 최대의 걸작이다.

1809년 (38세)의 작품이다. 베토벤은 35세에서 40세에 걸친
5년동안에 비참한 전쟁을 두 번이나 경험하였다.
그러나 강직했던 그는 일단 정착한 빈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않았다.

그 전쟁이란 1805년과 1809년 2회에 걸친 나폴레옹 군과의
싸움으로서 두 번 다 오스트리아 군은 참패했고,
빈은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점령되었다.

1809년 전쟁 때에는 약 20만의 오스트리아군이
명장 칼 대공의 지휘 아래 용감히 싸웠으나,
'대육군'을 자랑하는 나폴레옹군의 교묘한 작전과
기동력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나폴레옹은 5월 8일에 빈의
쇤브룬에 들어왔고, 13일에는 입성식이 거행되었다.
하이든이 빈에서 77세의 생애를 마친것은
그로부터 18일 후인 5월 31일의 일이었다.

프랑스 장교와 길에서 엇갈릴 때,
베토벤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내가 만약 전술을 대위법만큼 잘 알고 있었다면,
한 번 혼을 내줬을텐데 말이야"

이런 혼란 속에서 황제는 완성되었다.
교향곡 제5번, 제6번을 완성한 다음 해이니만큼,
베토벤의 왕성한 창작력은 설사 육체나 정신이 흔들리기는했지만,
결코 그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뒤에도 신변의 사정은 조금도 호전되지 않았다.
이 무렵부터 베토벤은 점점 더 마음 깊숙이
정신을 가라앉히게 되며
고별 소나타등을 써서 기술적 원숙에서 정신적 성숙으로 일단 전진한다.

이른바 후기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 협주곡은 그런 점에서 베토벤의 창작이
명인적 연주 기교의 정점에 도달하여 압도적 역감을 보였던 시기,
그러면서도 내일에의 불안이 항상 존재했던 시기의 작품이다.

외관이 크고 호방하며, 기교에 있어서
치밀한 것들이 높은 경지에서 균형이 잡혀
극적인 전개로서 효과를 돋우고 있다.
 
 
이 협주곡 제5번에는 황제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데,
이것은 물론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도 아니고,
또 어떤 황제와 관련돤 것도 아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되었을까?
확실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2가지 설이 전하고 있다.

(1) 이 곡의 웅장하고 위풍있는 내용이 주위를 숙연케하는
황제의 모습을 상상토록 한다는 것.
(2) 고금의 피아노 협주곡을 통틀어서 이 곡이
그 규모나 내용에 있어서 황제의 지위에 오를만 하다는것.
그래서 누구의 입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게
후세 사람들이 붙인 애칭이자 경칭이 되었다.

이 곡의 초연은 1811년 11월 28일 라이프찌히에서 행해졌다.
그 때의 피아노 연주자는 교회 오르가니스트인
시나이더(J. F. Schneider)이었는데 매우 호평이었다.

빈에서는 이듬해 2월 15일에 피아노 교과서로 유명한
체르니의 독주로 연주되었는데,
그 날의 평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제4번과 마찬가지로
베토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다시 연주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도 이 곡의 폭발적이고 중후한 울림이
당시의 청중에게는 저항감을 느끼게 했는지도 모른다.

이 곡은 구성상 몇가지 특색이 있다. 앞의 제1번에서
독주 피아노로서 시작하는 새로운 기법을 시도한 바 있는 베토벤은
여기서는 제2악장 서두를 독주 피아노의 카덴짜로 시작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아주 호화로운 인상을 준다.

또 보통은 독주자의 즉흥에 맡기는 카덴짜를
전체의 통일을 위해 스스로 적어 넣고 있다.
그 밖에 제2악장에서 쉬지 않고, 제3악장으로 넘어가는 등
대담한 수법은 그 뛰어난 내용과 더불어 훌륭히 결실되어 있다.

특히 2악장의 뛰어남은 각별한데, 일반적으로
협주곡의 2악장은 재미없는 경우가 많고 어떻게 보면 안 들으면
그만인 곡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황제의 2악장이 가지는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각별하기 때문이다.
(베토벤 자신의 3번 협주곡에서 대단히 세련된
아름다움을 이미 들려 준 바 있기는 하다).

특히 2악장의 주제를 피아노가 느긋하게
연주하는 부분의 우아한 아름다움은
쇼팽이나 모차르트의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 조차
비교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

황제의 1, 3악장이 밝고 호쾌한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어
단조로운 느낌을 줄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2악장의 전개를 살펴보면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애절한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 '불멸의 연인' (게리 올드만 주연, 버나드 로즈 감독)
마지막 장면에서 창문 너머로 여인이 통곡하는 장면을 소리 없이
2악장의 선율만으로 처리한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는데,

'아마데우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차르트의 20번 협주곡 2악장이
구슬프게 들려왔듯이 목관악기와 피아노로 연주하는
이 협주곡의 2악장 선율 또한 가슴이 찡한 아름다움이 있다.
<웹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