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기악곡

바흐/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제1번 BWV 1014 -글렌 굴드(피아노) 하이메 라레도(바이올린)

로만짜 2013. 11. 26. 15:05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Sonata No.1 in B minor for Violin and Harpsichord, BWV 1014
 
     1. Adagio
     2. Allegro
     3. Andante
     4. Allegro
Glenn Gould & Jaime Laredo
REC : Eaton's Auditorium.Toronto, 2/1975   LP release : 2/1976, SONY BMG  
 
글렌 굴드와 하이메 라레도의 이 연주는, 내가 접한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음반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주라고 생각된다. 굴드하면 바흐 스페셜리스트, 여러 기행과 독특한 성격과 개성으로 이 소나타의 이중주 듀오의 실내악적인 특성을 생각할때 조화가 될 수 있을까? 하던 의문은 굴드의 절제된 잔향과 음향은 바이올린과 조화를 이루며 따듯하고 최고의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잔향이 적고, 모노 아나로그 음악처럼 부드럽고 깊은 음향의 음반.
이 소나타의 대위법적인 흐름들은 바로크음악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고, 굴드의 피아노는 그의 솔로 연주자로서의 강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절제된 피아노 음으로 라레도와의 따듯한 바이올린 음을 더욱 풍성하게 살려주고 있다. 우리에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하이메 라레도는 남미 볼리비아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커티스 음악원에서 갈라미언에게도 사사하여, 1959년에 워싱턴에서 데뷔, 같은 해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우승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솔로 활동을 하고 있다. 라틴계다운 밝은 음색과 싱싱한 표현을 들려주고 있다.

이 음반의 특색이라면 굴드의 극도로 피아노의 잔향을 억제하며 바이올린의 울림을 살려주고 있는것을 꼽을 수 있다. 굴드의 피아노는 느린 악장에서는 절제된 잔향과 음량으로 빠른 악장에서는 바이올린과 대위법적으로; 때론 펼침 화성으로; 주 선율을 주고 받으며 바이올린의 선율을 바치며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잔향이 적어서 마치 모노 아니로그 음향처럼 부드럽고 깊은 맛이나는 음반이다.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라레도의 바이올린 음에 새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며, 이는 굴드의 절제된 피아노음의 잔향과 음향의 조화가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굴드가 처음으로 대위법을 접한 12, 3세 때, 모차르트의 [C장조 푸가 K. 394]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하루는 그가 이 곡을 치고 있는데 갑자기 가정부가 피아노 옆에서 청소기를 틀었다. 그러자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 순간 굴드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감했다고 한다. “촉감으로 느낄 수 있는 이 푸가의 현존은 손가락의 위치로 표현되지만, 또한 우리가 샤워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음향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젖은 머리를 흔들 때 양쪽 귀로 물이 흘러나오면서 나는 소리, 그것은 상상이 미치는 한 가장 근사하고 가장 자극적인 무엇, 가장 특별한 소리였다.”.
또한 굴드는 '콘서트 보러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레코드 음반을 선호했으며 스튜디오 녹음을 추구했다'고 한다. 이처럼 두 일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가 추구했던, 피아노로 표현해낼수 있는 완벽한 최고의 소리와 음향의 미학과 대위법이 풍성한 바흐에 관한 해석은 [파르티타]를 비롯한 여러 연주로 이어졌고, 굴드로 일컬어지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남긴것이 아닌가 한다.
바로크에서 고전으로 넘아가며 대위법(폴리포니)적인 음악에서 화성적인(호모포니)음악이 선호되며 변화하지만, 바로크 음악의 대위법적인 음악들은 자연의 소리라 할까?? ... 주 선율을 바치며 화성적으로 진행되는 호모포니 음악들에서 와는 다른 신비한 음향들을 느끼게 된다. 이는 음악의 역행은 아니겠지만, 현대의 인상파 음악이나 재즈 뮤지들이 대위법적인 면을 추구하며 신비로운 색체의 음악들을 들려주고 있는것도 같은 맥락인것  같다.
바흐.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제1번 B 단조, BWV1014
바흐의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쳄발로)를 위한 소나타는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통저주음이 딸린 낡은 스타일의 바이올린 소나타에서 근대적인 2중주 소나타로 넘어가는 교량역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흐는 각각 세 곡씩으로 되어 있는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에서 알 수 있듯이, 바이올린을 선율악기로만 살리는데 만족하지 않고 대위법적인 창의를 중시하여 화성적으로도 충실한 바이올린 쪽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런한 사실은 바흐가 독주악기와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를 당시의 현상과는 다르게 적게 남겼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 종류의 [소나타는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BWV1021, BWV1013]과 [플루트와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BWV1034, BWV1036]뿐이다.
바흐의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는 트리오 소나타의 형태를 한층 합리적으로 만들었고, 통주저음을 폐지한 형태에 가깝게 만들었다. 즉, 쳄발로의 오른손과 왼손에 각가가 하나의 성부를 부여하고, 바이올린의 성부를 추가한 것이다. 여기서 3성은 더 발전하며 4성, 5성, 6성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무반주 바이올린 소타나, 파르티타에서처럼 바이올린이 대위법적인 중음연주를 하며 성부가 추가되고 있다.

전체가 늘 대위법적인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바이올린에 독주적인 지위가 부여되기도 한다. 이 때 쳄발로도 바이올린에 대한 화음적인 반주를 하거나 오른손으로 바이올린의 선율에 동조한다. 이처럼 이 소나타에서는 두 악기가 대위법적으로 주고 받기도 하며 각자의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며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이처럼 바흐는 통주저음이 딸린 소나타와 트리오 소나타에서 쳄발로의 기능을 살려 바이올린과 펨발로를 위한 소나타를 창시했다.

이 6곡의 소나타는 여섯곡의 소나타는 완전한 자필악보가 현존하지 않는다. 이 6곡의 악보가 처음 인쇄 된것은 바흐가 세상을 떠난 후의 일이었다. 6곡의 소나타가 언제 작곡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작품들은 쾨텐시대(1717~1723)인 1718년 부터 1722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있다. 바흐의 연구가 깊어가면서 5번과 6번을 제외한 나머지 4곡은 1720년 경의 작품 이라고 추정되었다.
이 6곡의 소나타들이 작곡되던 시기의 바흐는 음악을 좋아하는 쾨텐의 영주 레오폴드 제후의 초청으로 궁정악장으로 취임했고 쾨적한 생활을 보낼 수 있었으며 이 궁정이 예배에서 음악을 그다지 중요시 하지 않는 칼뱅파에 속해 있어 바흐는 종교음악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으며 대신 교회와 관계가 없는 작품, 그것도 기악곡으로 새 경지를 개척해 나갔다. 1720년까지 바흐의 생활이 얼마나 충실했으며 행복으로 가득차 있었는지는 그 시게에 작곡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BWV1046~1051]을 비롯한 많은 작품(단조라 할지라도)이 낙천적이고 구김살 없는 양상을 보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