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우리 음악

안숙선 & 박병천 - 미음(美音) -

로만짜 2009. 6. 10.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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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美音)
안숙선 & 박병천 
 
 
미음(美音)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인 안숙선 명창과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인 진도 씻김굿 예능 보유자

    박병천이 함께한 기념비적 음반으로,

    안숙선의 춘향가 중 쑥대머리, 단가 이산저산, 만고강산, 수궁가 중

    토끼 잡아들이는 대목, 심청가 중 추월만정,

    숙선 박병천의 진도씻김굿 중 길닦음 등이 수록되어 있다.

     

    진도 씻김굿의 백미인 "길닦음"을

    진도 무속 달인 박병천의 연주에 맞추어

    안숙선의 폭넓은 소리로 맛볼 수 있는 것이 이 앨범의 자랑이다.

    슬프다가도 어깨를 들썩이게 하며,

    처절한 절규인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신비스런 영혼의 문답같은 감흥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 어울어지는 장고, 대금, 아쟁, 가야금의 연주는

    우리 가락의 멋과 신비를 만끽시켜

 

1. 춘향가중 쑥대머

소리 : 안숙선

장구 : 정화영

아쟁 : 이태백

대금 : 원장현

 

쑥대머리 귀신형용(鬼申形容) 적막옥방(寂寞獄房) 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이 보고 지고 오리정(五里亭) 이별후로 일장서(一張書) 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봉양(父母奉養) 글 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여인신혼(輿人新婚) 금슬우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桂宮恒娥) 추월(秋月) 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鸚鵡書) 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측(輾轉反側) 의 잠못 이루니 호접몽(胡蝶夢) 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의 피를 내어 사정(事情) 으로 편지(便紙) 헐까 간장(肝腸) 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畵像) 을 그려볼까 이화일지(梨花一枝) 춘대우(春帶雨) 에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 (夜雨門令) 단장성(斷腸聲) 에 비만 와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秋雨梧桐) 염락시(葉落時) 에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綠水芙蓉) 채련여(采蓮女) 와 연캐는 제룡망채(提龍網菜) 에 뽕따는 여인네들도 낭군(郎君) 생각 일반이라 옥문(獄門)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연(蓮) 캐려나 내가 만일에 임을 못보고 옥중고혼(獄中孤魂) 이 되거드면 무덤 앞에 있는 돌은 망부석(望夫石) 이 될 것이요 무덤 근처 섰는 낭기(나무)는 상사목(相思木) 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生前死後) 이 원통(冤痛) 을 알아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고 답답 내 일이야 이를 장차 어쩔거나 그저 퍼 버르고 울음운다

 

2. 이산저산

    소리 : 안숙선

    고수 : 정화영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分明)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 만은 세상사(世上事) 쓸쓸 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靑春) 일러니 오늘 백발한심(白髮寒心)허구나 내 청춘(靑春)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綠陰芳草昇華時)라 옛 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 오면 한로상풍(寒露霜風) 요란(搖亂)해도 제 절계(節槪)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黃菊丹楓)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 바람에 백설(白雪)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銀世界) 되고 보며는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허니 모두가 백발(白髮)의 벗 이로구나 무정세월(無情歲月)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靑春)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靑春)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世上) 벗님네들 이내 한말 들어보오 인생(人生)이 모두가 백년(百年)을 산다고 해도 병(病)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단사십(旦 四十)도 못 살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北邙山川)의 흙이로구나 사후(死後)에 만반진수(萬飯珍羞) 불여생전(不如生前)에 일배주(一杯酒)만도 못하느니라 세월(歲月)아 가지 말아라 아까운 청춘(靑春)들이 다 늙는다 세월(歲月)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歲月)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桂樹)나무 끝끝 머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하는 놈과 부모불효(父母不孝)하는 놈과 형제화목(兄弟和睦) 못하는 놈 차례(次例)로 잡어다가 저 세상(世上)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여 앉아 한잔 더 먹소 그만 먹게 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3. 만고강산

    소리: 안숙선

    고수: 정화영

     

    만고강산 유람헐제 삼신산이 어디메뇨 일봉래 이방장과 삼영주 이아니냐 죽장 짚고 풍월 실어 봉래산을 구경 갈제 경포동정호 명월을 구경허고 천간정 낙산사와 총석정을 구경허고 단발령을 얼른 넘어 봉래산을 올라서니 천봉만학 부용들은 하날(하늘)같이 솟아있고 백절폭포 급한 물은 은하수를 기울인 듯 잠든 구름 개어리고(개이고) 맑은 안개 잠겼으니 선경일시가 분명쿠나 이때 마참(마침) 모춘이라 붉은 꽃 푸른 잎 나는 나비 우난(는) 새는 춘광 춘색을 자랑헌다 봉래산 좋은 경치.지척에 더져(던져) 두고 못 본지가 몇 해런고 다행히 오늘 날에 만고강산을 유람허여 이곳을 당토터니(하니) 옛일이 새로워라 어화세상 벗님네야 상전벽해를 웃들마소 엽진화락 뉘 없을꼬 서산의 지는 해는 양류사로 잡아매고 동녕(녘)의 걸린 달은 계수야(에) 머물러라 한없이 놀고가자 어이하면 잘 놀손가 젊어 청춘에 일 많이 허고 늙어지면서 놀아보세

    4. 수궁가 중 토끼잡아 들어가는 대목

    소리 : 안숙선
    장구 : 정화영
    아쟁 : 이태백
    대금 : 원장현
    가야금 : 안옥선

            

          자라의 꼬임에 넘어가 수궁에 들어간 토끼가
          죽을 고비에 처한 장면을 해학적으로 그린 대목이다.

           

              5. 추월만정(秋月滿庭)

              소리 : 안숙선
              장구 : 정화영
              아쟁 : 이태백
              대금 : 원장현
              가야금 : 안옥선

               

               

              심청이 심황후가 된 후에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진양조로써

              슬픈 대목이다. 명창 김소희님의 호는 만정인데,

              추월만정 중에서 따다 지었다고 한다.

              사설은 가을 밤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를 불러

              아버지에게 편지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려는데,

              막상 눈물로 한자 한자 겨우 쓰고 나니,

              기러기는 날라가서 간 곳이 없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6. 박병천 엇모리

                소리, 징 : 박병천

                 

                징과 장고를 번갈아 치며 부르는

                축원굿의 한 대목이다.

                   

                  7. 박병천 구음 시나위

                    소리, 징: 박병천

                    대금: 원장현

                    아쟁: 이태백

                    가야금: 안옥선

                    장구: 정화영

                    엇모리이자 살풀이,

                    자진모리 장단에 얹어 연주되는 즉흥곡이다.

                     

                    8. 길닦음 

                       소리 : 안숙선

                      징,소리 : 박병천

                      대금 : 원장현

                      아쟁 : 이태백

                      장구 : 정화영 가야금 : 안옥선

                        진양조의 긴 호흡으로 시작하여 중모리와 살풀이 장단으로

                        슬픈 정서를 드러낸 다음, 자진모리로 넘어가면서

                        서러움의 정서를 신명으로 고양시켜 주는 씻김굿은
                        죽은이를 씻겨 원한에 찬 삶을 녹녹하게 풀어서

                        저승으로 잘 보내 주려는 의도가 담긴 제의(祭儀)이다.


                        진도 무속 달인 박병천의 연주와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안숙선의 폭넓은 소리로 재현되는 진도 씻김굿의 마지막 대목인 "길닦음" 은
                        망자가 저승으로 가는 길을 닦아주는 의식이다.

                         
                        10m 길이의 질베를 굿마당 가운데로 가져온 다음 가족 중 여자들이
                        천의 양쪽 끝을 잡고 당골은 넋과 돈이 들어있는 밥주발을 질베 위에 얹어 놓고
                        앞뒤로 밀거나 당기면서 질베의 한끝에서 다른 끝으로

                        서서히 이동하면서 이 서러운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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