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당기는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
모든 관절은 그 관절의 위치와 생김새에 따라 하는 역할도 다르고 탈이 났을 때 틀어지는 방향도 다르다. 이를 잘 알고 있으면 탈이 났을 때 바로잡기도 쉬워진다. 예컨대 어깨관절은 뒤로는 틀어지지 않고 앞으로만 틀어지게 돼 있기 때문에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플 때 그 관절 부위를 앞에서 뒤로 45도 각도로 쳐 주어야 뼈가 자리를 잡아 통증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고관절도 그 위치와 생김새를 알아야 이 관절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고 틀어졌을 때 바로잡는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고관절은 우리 몸의 기둥인 요추, 흉추, 경추를 받쳐 주고 있는 골반을 지탱하고 있다. 골반은 앞골반인 치골(恥骨=두덩뼈)과 양 옆골반인 장골(腸骨: 엉치등뼈의 두 끝과 궁둥이뼈의 뒤쪽 위에 있으며 부채 모양으로 퍼진 편평한 뼈), 뒷골반인 천추(엉치등뼈)와 미추(꼬리등뼈)로 구성돼 있다. 옆은 장골로 채워져 있는데 앞과 뒤와 밑의 일정한 부분은 뼈로 채워져 있지 않은 일종의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구조물을 밑에서 받쳐 주는 것이 다리이며 이 다리와 골반이라는 구조물을 연결시켜 주는 지점이 고관절이다.
다리와 골반은 고관절이 제대로 들어맞아 있는 상태에서는 웬만한 충격을 받지 않는 한 또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편향된 자세를 갖지 않는 한 스스로 틀어지지는 않게 돼 있다. 그런데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골반은 뒤틀리고 다리의 관절은 쉽게 틀어지게 돼 있다. 골반이 뒤틀리면 그 위에 있는 척추가 틀어진다. 그래서 고관절은 여러 관절 중의 하나(one of them)가 아니라 우리 몸에서 주춧돌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관절이라고 하는 것이다.
고관절은 소켓-볼 또는 절구-공이 모양을 하고 있는 관절인데 장골 쪽이 소켓 또는 절구 모양을 하고 있고 넓적다리뼈가 볼 또는 공이 모양을 하고 있다. 장골에 2단으로 돼 있는 구멍(해부학 용어로는 볼기뼈절구=acetabulum)이 아래로 45도 각도로 나 있고 이곳에 넓적다리뼈의 머리(head of femur)가 끼워져 있다. 이 머리가 볼기뼈절구에서 삐져나오면서 전후좌우로 틀어지면 그쪽 다리의 길이가 길어진다. 정확하게는 '삐져나오면서 틀어지는' 것이지만 편의상 '틀어졌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너무 길게 표현하는 것이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관절 일반이 잘못돼 있는 것을 '틀어졌다'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관절이 틀어졌다는 것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 주는 지점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다. 이는 입식 식탁의 다리와 판을 연결하는 나사못이 풀린 것과 마찬가지다. 나사못이 풀린 상태에서 식탁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나사못은 점점 더 풀린다. 그러면 점차 다리가 더 기울게 되고 그 위에 있는 판도 기울 것이다. 이 상태에서 계속 사용하면 더 기울게 돼 드디어 이 식탁은 못 쓰게 된다. 그러나 나사못을 조여 주면 식탁은 정상적으로 쓸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원리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관절이 틀어지면 밑으로는 다리에 탈이 나기 쉽고 위로는 오장육부와 머리, 얼굴, 팔까지 탈이 나기 쉽다. 위로 탈이 난다는 것은 골반이라는 구조물이 전후좌우로 뒤틀리면서 그 위에 얹혀 있는 모든 기관에 이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이 얘기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래로 탈이 나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사람의 다리는 고관절이 정상일 때 정상적으로 걷고 뛸 수 있게 각도가 잡혀져 있다. 그런데 고관절이 틀어지면 앞으로 틀어지든 뒤로 틀어지든 다리의 각도가 어긋난다. 현대의학에서는 이런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심각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발바닥, 발목, 무릎에 이상이 생긴다. 예컨대 퇴행성관절염이라고 말도 안 되는 이름이 붙어 있는 무릎의 이상도 이것 때문에 오는 것이다.
각도가 어긋나면 정상적일 때와 비교해서 우선 발바닥이 힘을 주고 땅을 딛는 부위가 차이가 나게 된다. 발바닥에 굳은살이 배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골고루 힘을 주고 걸을 수 있으면 굳은살은 생기지 않는데 바로 이 상태가 정상이다. 어느 특정 부위에 힘을 주고 걷게 될 때 굳은살이 배기는 것이다. 굳은살 정도야 통증이 없으니까 괜찮지만 발바닥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고통스럽다. 이것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발바닥의 각도가 어긋나 있는 것이므로 고관절만 바로잡으면 바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릎이 아픈 것은 무릎이 틀어져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 경우밖에 없다. 하나는 정강이뼈가 넓적다리뼈로부터 바깥쪽 방향으로 틀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슬개골이 밑으로 처지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무릎을 다룰 때 하도록 하고 어쨌든 무릎이 틀어지는 것 역시 다리의 각도가 어긋나 있어 힘을 주는 방향이 어긋나 있기 때문이라는 것만 짚어 두고 넘어가자. 고관절이 틀어진 쪽의 무릎이 틀어지는 경우가 더 많지만 한쪽이 틀어지면 다른 쪽도 각도가 어긋나게 되기 때문에 다른 쪽 무릎이 틀어지기도 한다.
발목 역시 다리의 각도가 어긋나 있을 때 접질리기가 쉽다. 정신을 다른 데 두고 있을 때 발을 바깥쪽으로 헛디뎌서 접질리는 것인데 각도가 어긋나 있지 않으면 바로 중심을 잡고 똑바로 설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접질리지는 않는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틀어진 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조금 틀어지면 조금 힘이 들어가지 않고 많이 틀어지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나사못이 더 많이 풀릴수록 식탁의 다리가 더 기울어 무게를 받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걷고 서고 뛰고 할 수 없게 된다.
한쪽이 틀어지면 우선 그쪽 다리가 긴장되니까 굳게 된다. 근육이 굳으면 아프게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쪽의 다리가 당기고 아픈 것은 이 때문이다. 또는 한쪽이 틀어지면 그쪽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반대쪽으로만 힘을 주게 되는데 오랫동안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반대쪽 다리가 굳어서 당기고 아프다.
고관절이 틀어져서 틀어진 쪽이나 반대쪽이 당기고 아픈 것이다. 한쪽 고관절이 심하게 틀어지면 몸이 한쪽으로 밀리면서 다른 쪽도 함께 틀어질 수 있다. 양쪽이 다 틀어지는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양쪽이 다 틀어져 있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양쪽이 다 당기고 아프게 된다.
다리가 당기고 아픈 것은 현대의학이 말하듯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서도 아니고 척추관이 좁아져서도 아니다. 현대의학은 디스크나 척추관 수술을 해서 다리 아픈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비감염성질병에 대해서는 전혀 원인을 모르면서도 무조건 수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현대의학의 현 실태이다.
다리가 아프고 당기면 뛰는 것은 그만두고 걷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걸을 때에는 다리가 시리기도 하고 얼얼하기도 하고 신경이 마비된 것 같아 마치 내 다리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특히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고통스럽다. 양 고관절이 모두 틀어져 두 다리가 다 굳어 있는 사람은 엉치가 뒤로 빠져 있는 상태에서 어거적어거적 걷는다. 심한 사람은 그 속도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살고 있는 코알라가 나무를 이동하는 것과 같다. 그것도 많이는 못 걷고 쉬고 또 쉰다.
필자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고관절 바로잡고 오금에 손바닥을 집어넣고 뒤로 한번 꺾어 주면 우선 편하게는 걸을 수 있을 텐데 그리고 허리를 세우는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다 풀려서 활보를 하면서 다닐 수 있을 텐데 이렇게 간단한 몸의 원리를 모르고 저렇게 어렵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하기는 모르고 있으니까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로 하여금 모르고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도록 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다리 근육은 엉치에서 시작돼 발목까지 연결돼 있으므로 이 근육이 굳었을 때는 다리뿐만 아니라 엉치 밑의 엉덩이가 아플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고관절 바로잡고 다리를 뒤로 한번 꺾어 주면 통증이 사라진다.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것은 다리 근육, 특히 종아리 근육이 심하게 굳어 발바닥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화끈거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다리 근육을 풀어 주되 특히 종아리 근육을 신경을 써서 풀어 주어야 한다. 방법은 아픈 사람을 엎드리게 하고 매일 발바닥으로 종아리를 굴려 주는 것이다.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파할 것인데 이 통증이 가실 때가 되면 화끈거리는 것도 사라질 것이다. 또 매일 눕혀 놓고 용천혈(湧泉穴. 발가락을 제외한 발바닥의 길이를 삼등분하였을 때 앞부분 경계선의 가운데 부위)을 주먹의 정수리로 서너 번 세게 쳐 주면 증세가 많이 호전된다.
또 하나 얘기해야 할 것이 있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굽히는 것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고관절은 뒤로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에는 몸이 뒤로 젖혀지지 않고 자꾸 앞으로 굽는다. 아무리 똑바로 서려고 노력해도 앞으로 구부러지는 사람은 고관절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꼬부랑 할머니는 고관절이 틀어져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꼬부라진 분은 어쩔 수 없지만 꼬부라지는 과정에 있는 분은 고관절 잡고 2번 방석숙제를 해서 구부러진 등을 펴게 하면 대개는 똑바로 설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사람들 몸을 바로잡는 도움을 주고는 뒤로 한껏 젖혀 보라고 하는데 이는 폼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고관절이 제대로 바로잡혔는가를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순서인 것이다.
고관절이 앞으로 틀어지면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커진다. 엉덩이가 위로 올라와 지나치게 큰 사람은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고관절을 바로잡고 1번 방석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엉덩이의 크기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런 사람은 반대로 뒤로는 잘 젖혀지는데 앞으로 굽히는 것은 잘 되지 않는다.
고관절은 왜 틀어지는가?
어깨나 무릎, 심지어는 척추까지도 관절이 틀어져서 오래되면 근육이 굳으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 고관절이라는 작자는 틀어질 당시에만 잠시 찌릿하게 아프다가 이내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다른 관절은 아프면 틀어졌다는 것을 바로 알 수가 있는데 고관절은 일상적으로 느끼는 통증을 가지고는 틀어졌는지 않았는지를 알 수가 없다. 틀어졌다면 어느 쪽이 틀어진 것인지 또는 양쪽이 다 틀어진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몸에 탈이 나게 되는 것은 대개가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필자야 40년 이상 사람의 몸을 다뤄 왔으므로 잠깐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금방 어느 쪽이 틀어져 있는지 알 수 있지만 이제 대개의 병이 고관절이 틀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도대체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 판별을 하지 못한다. 평상시에 고관절이 아프지를 않으니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방법은 많이 있다. 그 중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넓적다리뼈머리와 볼기뼈절구가 연결되는 지점, 바로 고관절의 근육을 눌러 보는 것이다. 뼈가 틀어져서 시간이 지나면 뼈와 관계된 근육은 굳는다. 근육은 뼈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에서 가장 편하게 풀어져 있게 돼 있는데 뼈가 틀어지면 근육이 늘어나 원상태로 돌아가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밀려서 뭉치게 되므로 굳게 되기 때문이다. 근육이 굳으면 신경이 눌려 통증을 느끼게 된다. 뼈가 틀어져 근육의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이 원리를 이용해 고관절이 틀어졌는지 아닌지, 또는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방법은 이렇다. 고관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누워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정확하게 오른쪽이나 왼쪽 고관절큰돌기에 중지 끝을 갖다 댄다. 골반 옆에 손바닥을 대고 허벅지 쪽으로 내려오면 뼈가 약간 돌출되어 있는 것이 만져지는데 이곳이 바로 고관절큰돌기다. 허벅지에 살이 많아서 돌출된 뼈가 만져지지 않는다면 이런 사람은 뼈가 돌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는 찾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치골과 같은 높이의 허벅지 옆이라고 보면 된다.
고관절큰돌기에 중지를 대고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엄지로 사타구니를 눌러 본다. 틀어져 있는 경우에는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고, 그래서 살짝만 눌러도 자지러지게 아파한다. 대개는 한쪽만 틀어져 있지만 양쪽 다 틀어진 사람도 간혹 있다.
또 근육을 누르지 않고 고관절큰돌기를 중지로 살짝 대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데, 이는 숙달된 사람이나 가능하다. 살짝 대 보면 큰돌기가 밖으로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튀어나와 있는데 경험이 많은 사람은 바로 느낄 수 있지만 초보자는 알아보지 못한다.
또 엎드리게 하고는 양쪽 발꿈치를 맞춰 봐도 된다. 고관절이 틀어진 쪽의 다리 길이가 길어지므로 양 발꿈치가 똑같지 않고 틀어진 쪽의 발꿈치가 틀어지지 않은 쪽의 발꿈치보다 더 길게 나와 있을 것이다. 이는 무릎의 뒤쪽인 오금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오금에 있는 주름이 똑같은 위치에 있지 않고 더 내려와 있는 쪽이 틀어진 쪽이다.
스스로 판별하는 방법으로는 누운 상태에서 힘을 빼고 다리를 들어올려 보면 된다. 힘을 주면 느낌이 오지 않는다. 틀어진 쪽 다리를 들어올릴 때에는 고관절 부위가 한번 막혔다가 뚫리는 것처럼 걸렸다가 풀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쉬운 방법이지만 약간 틀어졌을 때에는 제대로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몸의 느낌에 예민한 사람은 쉽게 알아채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스스로 누워서 고관절큰돌기의 위치에 있는 사타구니를 중지로 눌러 보는 방법도 있다. 찌릿하게 아픈 쪽이 있으면 그쪽이 틀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경험이 많지 않으면 잘 느끼지를 못한다. 몸살림운동이 많이 보급돼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면 이런 방법으로 스스로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 알 수 있다.
관절이 틀어질 때에는 다 마찬가지다. 몸은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마음이 앞서 몸을 움직이려고 할 때 관절은 틀어진다. 미리 마음을 먹고 몸이 준비를 하면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근육에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는 웬만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관절은 틀어지지 않는다. 어지간한 힘이 가해졌을 때에는 반탄력이 생겨 근육에 더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뼈가 틀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아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가 발목을 헛디뎠을 때 발목이 접질린다고 했는데 이런 이치다. 생각을 걷는 데 집중하면 헛디딜 리도 없고 또 헛디뎠더라도 발목에 힘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금방 발목을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헛디디면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다시 발목을 되돌리지 못하게 되어 접질리게 되는 것이다.
어깨가 틀어지면 오십견에 걸리는데 이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갑자기 별 생각 없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주우려고 하다가 어깨가 틀어지는 경우가 있다. 휴지를 주우려고 마음을 먹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어깨는 틀어지지 않는데 다른 생각을 하다가 별 생각 없이 휴지를 주우려고 어깨를 앞으로 튼 순간 어깨가 틀어지는 것이다.
고관절도 마찬가지다. 택시나 승용차를 탈 때에는 서 있는 자세에서 앉는 자세로 바뀌면서 상체를 먼저 넣고 하체를 끌어들이게 되는데 이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면 끌어들이는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고관절이 툭 하고 틀어진다. 길에 서 있는데, 아는 사람이 뒤에서 부른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다가 고관절이 틀어진다. 고관절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상체가 뒤로 돌면서 고관절에 힘이 가해져 틀어지는 것이다.
전에 얘기한 대로 러닝머신을 타다가 다른 생각에 잠기면 고관절에 힘이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머신은 계속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힘에 밀려 고관절이 틀어진다. 따라서 기구를 이용하는 것보다 허리 세우고 가슴 펴고 고개 들고 운동장을 걷든지 동네 한 바퀴 도는 자연스러운 운동이 백배 낫다. 기구를 이용하는 운동은 서양적인 것으로 이 중에는 사람 몸에 이로울 것이 별로 없다. 풀어야 할 근육을 거꾸로 굳히는 게 서양적인 운동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칭도 마찬가지다. 요가에 다리를 찢는 자세가 있는데 다리를 찢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척추를 바로 세우면 되는 것이지 양 다리를 1자로 벌릴 수 있다는 것이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될까. 어쨌든 이렇게 찢을 때 힘이 가해지는데 이때 운동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고관절이 틀어진다. 모든 스트레칭은 건강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근육은 말랑말랑하게 풀어 주어야 하는 것이지 늘려 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 스트레칭을 하면 멋지게 보이지만 멋지게 보이는 것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고관절 수술, 절대로 하지 말자
근대 이후 서양문명은 자연이 아니라 인공을 추구해 왔다. 자연을 사람이 합목적적으로 개조해서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서양의 모더니즘이다. 이제 유럽에서는 환경파괴가 사람에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다주는지 경험하고 나서 사람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는 오만하게도 자기들의 인공적인 생활방식이 가장 좋은 것으로 믿고 있고 그런 인공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미국은 지구촌 사회에서 에너지를 가장 과소비하는 나라다. IMF의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2002. 4)에 의하면 2001년 세계 재화와 서비스 총생산량의 33.8%를 생산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30%를 소비했다. 또 전 세계 인구 65억의 4.5%도 안 되는 2억8000만의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의 25%를 소비하고 있다. 나머지 95.5%가 75%를 쓰고 있는 것이니 미국인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7배 이상 되는 셈이다. 석유로 치면 미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거의 10배를 쓰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전 세계 자연파괴의 주도자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미국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자국민 보호라는 '미국적 가치'의 기치 아래 무리하게 밀고 나가고 있다. 많이 먹고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자국민의 생활방식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오만하게도 "미국은 진리"이므로 그런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국민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다를 바 없다.
이런 문화 속에서 사람의 몸에 대해서도 인공을 위주로 사고하고 있다. 자연의 산물인 인간의 몸을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주는 일이 다반사가 돼 가고 있다. 자동차 부품이 고장나면 갈아 끼워 주듯이 사람 몸에 탈이 난 부위를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주고 있는 것이다. 관절과 관련해서 얘기한다면 목디스크가 퇴행했다고 갈아 끼워 주고 무릎관절이 퇴행했다고 갈아 끼워 주고 고관절이 괴사했다고 갈아 끼운다.
자동차 부품이야 원래 인공의 것이니까 다시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줘야 하겠지만 자연의 산물인 인간까지 그렇게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줘도 될까? 이런 일은 인간에 대한 모독이다. 지독한 상업주의와 결합한 인간의 거만함이 이런 건방을 떨게 한 것이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현생 인류가 탄생하기까지는 40억 년의 세월이 걸렸다. 생명이 살 수 있는 온갖 조건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원시적인 생명이 탄생했는데 그 이후로 30억 년이 지나서야 인류가 탄생했다. 신의 뜻이든 자연의 조화이든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온갖 우여곡절을 거쳐 인류는 가장 고도로 진화한 완벽한 존재로 이 지구상에 출현했다.
그리고 현생인류가 탄생해 문명을 건설하기 시작한 지는 길어야 10만 년이다. 근대 자연과학이 탄생한 것은 길어야 5백 년 됐다. 지금 인간이 자연과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쥐꼬리만큼도 모르면서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수십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위대한 작품 인간의 몸을 갈아 끼움으로써 신과 자연에 도전하고 있다. 완벽한 존재를 함부로 찢고 자르고 갈아 끼우고 화학물질(약)을 먹이고 있는 것이 현대의학이다.
그것도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다른 이유 없이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을 버는 것은 하느님의 뜻에 성실히 따르는 것이므로(막스 베버가 말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윤리다) 국가에 세금만 제대로 내면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버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장원리를 어지럽히지만 않는다면 투기를 하든 사람을 대량 살상하는 무기장사를 하든 상관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사스 공포를 일으켜 재고를 처리하고 또 만들어서 떼돈을 벌어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것이 미국식 시장자유주의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한국에도 그대로 들어오고 있다. 병원에서는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까지도 갈아 끼우라고 권한다. 사실은 전혀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또 사실은 전혀 수술할 필요가 없는데도 수술을 '강권'한다. 어떤 사람 얘기를 들으니 수술하라고 권해서 안 한다고 했더니 또 찾아와서 수술하라고 했다고 한다. 또 안 한다고 했더니 다시 찾아와서 권하더라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안 하겠다고 했더니 '하라고 하는데 왜 안 하느냐'고 버럭 화를 내면서 갔다고 한다. 그 사람은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있었다. 허리디스크는 고관절과 엉치만 바로잡으면 끝나는 것인데 병원에서는 수술을 강권하고 있는 것이다.
고관절 괴사증이라고 해서 고관절을 갈아 끼우고 나면 보통 사람의 경우 10년에 한 번 정도는 다시 갈아 끼워야 한다. 그리고 걸을 때에는 아무래도 불편해서 다리를 절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갈아 끼우지 않아도 되는 것을 갈아 끼웠다는 것이다. 고관절 괴사증이라는 것은 전에도 한번 썼지만 괴사한 것이 아니라 고관절이 3분의 2 정도 삐져나와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엑스레이를 촬영을 해 보니 꺼멓게 나오니까 괴사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학에서 괴사했다고 하는 고관절도 고관절큰돌기를 한번 툭 쳐서 맞춰주고 나면 금방 멀쩡해진다. 걸을 때 불편했던 것도 많이 사라진다.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해서 굳거나 약해져 있던 다리 근육이 살아나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간다. 고관절 괴사증이라고 수술 날짜를 받은 사람들이 간혹 필자를 찾아오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50대 중반인데 고관절 발육부진이라고 해서 고관절을 갈아 끼우라는 권고를 받은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이 경우는 발육부진이 아니라 고관절 괴사증이라고 하는 경우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고관절이 심하게 삐져나와 있는 것이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어떻게 발육부진이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역시 큰돌기를 한번 툭 쳐서 넣어 주면 멀쩡해진다.
무릎이나 척추의 연골도 다 마찬가지다. 수술하거나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데 수술하거나 갈아 끼우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몇 번 얘기한 적이 있으므로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틀어져 있을 뿐인데 틀어진 것을 바로잡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왜 자꾸 수술하라고 하고 갈라 끼우라고 하는가.
과학기술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더더욱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연의 산물인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죽는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인간의 몸까지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우는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이상한 세상을 정상적인 세상, 바로 인간의 몸도 자연적인 상태, 즉 몸을 펴고 건강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 몸살림운동이다. 인간의 몸도 문명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굽었던 것을 원래의 자연상태대로 펴기만 하면 건강해지는 것이다.
모든 관절은 그 관절의 위치와 생김새에 따라 하는 역할도 다르고 탈이 났을 때 틀어지는 방향도 다르다. 이를 잘 알고 있으면 탈이 났을 때 바로잡기도 쉬워진다. 예컨대 어깨관절은 뒤로는 틀어지지 않고 앞으로만 틀어지게 돼 있기 때문에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플 때 그 관절 부위를 앞에서 뒤로 45도 각도로 쳐 주어야 뼈가 자리를 잡아 통증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고관절도 그 위치와 생김새를 알아야 이 관절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고 틀어졌을 때 바로잡는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고관절은 우리 몸의 기둥인 요추, 흉추, 경추를 받쳐 주고 있는 골반을 지탱하고 있다. 골반은 앞골반인 치골(恥骨=두덩뼈)과 양 옆골반인 장골(腸骨: 엉치등뼈의 두 끝과 궁둥이뼈의 뒤쪽 위에 있으며 부채 모양으로 퍼진 편평한 뼈), 뒷골반인 천추(엉치등뼈)와 미추(꼬리등뼈)로 구성돼 있다. 옆은 장골로 채워져 있는데 앞과 뒤와 밑의 일정한 부분은 뼈로 채워져 있지 않은 일종의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구조물을 밑에서 받쳐 주는 것이 다리이며 이 다리와 골반이라는 구조물을 연결시켜 주는 지점이 고관절이다.
다리와 골반은 고관절이 제대로 들어맞아 있는 상태에서는 웬만한 충격을 받지 않는 한 또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편향된 자세를 갖지 않는 한 스스로 틀어지지는 않게 돼 있다. 그런데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골반은 뒤틀리고 다리의 관절은 쉽게 틀어지게 돼 있다. 골반이 뒤틀리면 그 위에 있는 척추가 틀어진다. 그래서 고관절은 여러 관절 중의 하나(one of them)가 아니라 우리 몸에서 주춧돌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관절이라고 하는 것이다.
고관절은 소켓-볼 또는 절구-공이 모양을 하고 있는 관절인데 장골 쪽이 소켓 또는 절구 모양을 하고 있고 넓적다리뼈가 볼 또는 공이 모양을 하고 있다. 장골에 2단으로 돼 있는 구멍(해부학 용어로는 볼기뼈절구=acetabulum)이 아래로 45도 각도로 나 있고 이곳에 넓적다리뼈의 머리(head of femur)가 끼워져 있다. 이 머리가 볼기뼈절구에서 삐져나오면서 전후좌우로 틀어지면 그쪽 다리의 길이가 길어진다. 정확하게는 '삐져나오면서 틀어지는' 것이지만 편의상 '틀어졌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너무 길게 표현하는 것이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관절 일반이 잘못돼 있는 것을 '틀어졌다'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관절이 틀어졌다는 것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 주는 지점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다. 이는 입식 식탁의 다리와 판을 연결하는 나사못이 풀린 것과 마찬가지다. 나사못이 풀린 상태에서 식탁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나사못은 점점 더 풀린다. 그러면 점차 다리가 더 기울게 되고 그 위에 있는 판도 기울 것이다. 이 상태에서 계속 사용하면 더 기울게 돼 드디어 이 식탁은 못 쓰게 된다. 그러나 나사못을 조여 주면 식탁은 정상적으로 쓸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원리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관절이 틀어지면 밑으로는 다리에 탈이 나기 쉽고 위로는 오장육부와 머리, 얼굴, 팔까지 탈이 나기 쉽다. 위로 탈이 난다는 것은 골반이라는 구조물이 전후좌우로 뒤틀리면서 그 위에 얹혀 있는 모든 기관에 이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이 얘기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래로 탈이 나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사람의 다리는 고관절이 정상일 때 정상적으로 걷고 뛸 수 있게 각도가 잡혀져 있다. 그런데 고관절이 틀어지면 앞으로 틀어지든 뒤로 틀어지든 다리의 각도가 어긋난다. 현대의학에서는 이런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심각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발바닥, 발목, 무릎에 이상이 생긴다. 예컨대 퇴행성관절염이라고 말도 안 되는 이름이 붙어 있는 무릎의 이상도 이것 때문에 오는 것이다.
각도가 어긋나면 정상적일 때와 비교해서 우선 발바닥이 힘을 주고 땅을 딛는 부위가 차이가 나게 된다. 발바닥에 굳은살이 배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골고루 힘을 주고 걸을 수 있으면 굳은살은 생기지 않는데 바로 이 상태가 정상이다. 어느 특정 부위에 힘을 주고 걷게 될 때 굳은살이 배기는 것이다. 굳은살 정도야 통증이 없으니까 괜찮지만 발바닥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고통스럽다. 이것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발바닥의 각도가 어긋나 있는 것이므로 고관절만 바로잡으면 바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릎이 아픈 것은 무릎이 틀어져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 경우밖에 없다. 하나는 정강이뼈가 넓적다리뼈로부터 바깥쪽 방향으로 틀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슬개골이 밑으로 처지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무릎을 다룰 때 하도록 하고 어쨌든 무릎이 틀어지는 것 역시 다리의 각도가 어긋나 있어 힘을 주는 방향이 어긋나 있기 때문이라는 것만 짚어 두고 넘어가자. 고관절이 틀어진 쪽의 무릎이 틀어지는 경우가 더 많지만 한쪽이 틀어지면 다른 쪽도 각도가 어긋나게 되기 때문에 다른 쪽 무릎이 틀어지기도 한다.
발목 역시 다리의 각도가 어긋나 있을 때 접질리기가 쉽다. 정신을 다른 데 두고 있을 때 발을 바깥쪽으로 헛디뎌서 접질리는 것인데 각도가 어긋나 있지 않으면 바로 중심을 잡고 똑바로 설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접질리지는 않는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틀어진 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조금 틀어지면 조금 힘이 들어가지 않고 많이 틀어지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나사못이 더 많이 풀릴수록 식탁의 다리가 더 기울어 무게를 받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걷고 서고 뛰고 할 수 없게 된다.
한쪽이 틀어지면 우선 그쪽 다리가 긴장되니까 굳게 된다. 근육이 굳으면 아프게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쪽의 다리가 당기고 아픈 것은 이 때문이다. 또는 한쪽이 틀어지면 그쪽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반대쪽으로만 힘을 주게 되는데 오랫동안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반대쪽 다리가 굳어서 당기고 아프다.
고관절이 틀어져서 틀어진 쪽이나 반대쪽이 당기고 아픈 것이다. 한쪽 고관절이 심하게 틀어지면 몸이 한쪽으로 밀리면서 다른 쪽도 함께 틀어질 수 있다. 양쪽이 다 틀어지는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양쪽이 다 틀어져 있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양쪽이 다 당기고 아프게 된다.
다리가 당기고 아픈 것은 현대의학이 말하듯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서도 아니고 척추관이 좁아져서도 아니다. 현대의학은 디스크나 척추관 수술을 해서 다리 아픈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비감염성질병에 대해서는 전혀 원인을 모르면서도 무조건 수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현대의학의 현 실태이다.
다리가 아프고 당기면 뛰는 것은 그만두고 걷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걸을 때에는 다리가 시리기도 하고 얼얼하기도 하고 신경이 마비된 것 같아 마치 내 다리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특히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고통스럽다. 양 고관절이 모두 틀어져 두 다리가 다 굳어 있는 사람은 엉치가 뒤로 빠져 있는 상태에서 어거적어거적 걷는다. 심한 사람은 그 속도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살고 있는 코알라가 나무를 이동하는 것과 같다. 그것도 많이는 못 걷고 쉬고 또 쉰다.
필자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고관절 바로잡고 오금에 손바닥을 집어넣고 뒤로 한번 꺾어 주면 우선 편하게는 걸을 수 있을 텐데 그리고 허리를 세우는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다 풀려서 활보를 하면서 다닐 수 있을 텐데 이렇게 간단한 몸의 원리를 모르고 저렇게 어렵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하기는 모르고 있으니까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로 하여금 모르고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도록 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다리 근육은 엉치에서 시작돼 발목까지 연결돼 있으므로 이 근육이 굳었을 때는 다리뿐만 아니라 엉치 밑의 엉덩이가 아플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고관절 바로잡고 다리를 뒤로 한번 꺾어 주면 통증이 사라진다.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것은 다리 근육, 특히 종아리 근육이 심하게 굳어 발바닥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화끈거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다리 근육을 풀어 주되 특히 종아리 근육을 신경을 써서 풀어 주어야 한다. 방법은 아픈 사람을 엎드리게 하고 매일 발바닥으로 종아리를 굴려 주는 것이다.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파할 것인데 이 통증이 가실 때가 되면 화끈거리는 것도 사라질 것이다. 또 매일 눕혀 놓고 용천혈(湧泉穴. 발가락을 제외한 발바닥의 길이를 삼등분하였을 때 앞부분 경계선의 가운데 부위)을 주먹의 정수리로 서너 번 세게 쳐 주면 증세가 많이 호전된다.
또 하나 얘기해야 할 것이 있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굽히는 것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고관절은 뒤로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에는 몸이 뒤로 젖혀지지 않고 자꾸 앞으로 굽는다. 아무리 똑바로 서려고 노력해도 앞으로 구부러지는 사람은 고관절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꼬부랑 할머니는 고관절이 틀어져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꼬부라진 분은 어쩔 수 없지만 꼬부라지는 과정에 있는 분은 고관절 잡고 2번 방석숙제를 해서 구부러진 등을 펴게 하면 대개는 똑바로 설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사람들 몸을 바로잡는 도움을 주고는 뒤로 한껏 젖혀 보라고 하는데 이는 폼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고관절이 제대로 바로잡혔는가를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순서인 것이다.
고관절이 앞으로 틀어지면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커진다. 엉덩이가 위로 올라와 지나치게 큰 사람은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고관절을 바로잡고 1번 방석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엉덩이의 크기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런 사람은 반대로 뒤로는 잘 젖혀지는데 앞으로 굽히는 것은 잘 되지 않는다.
고관절은 왜 틀어지는가?
어깨나 무릎, 심지어는 척추까지도 관절이 틀어져서 오래되면 근육이 굳으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 고관절이라는 작자는 틀어질 당시에만 잠시 찌릿하게 아프다가 이내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다른 관절은 아프면 틀어졌다는 것을 바로 알 수가 있는데 고관절은 일상적으로 느끼는 통증을 가지고는 틀어졌는지 않았는지를 알 수가 없다. 틀어졌다면 어느 쪽이 틀어진 것인지 또는 양쪽이 다 틀어진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몸에 탈이 나게 되는 것은 대개가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필자야 40년 이상 사람의 몸을 다뤄 왔으므로 잠깐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금방 어느 쪽이 틀어져 있는지 알 수 있지만 이제 대개의 병이 고관절이 틀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도대체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 판별을 하지 못한다. 평상시에 고관절이 아프지를 않으니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방법은 많이 있다. 그 중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넓적다리뼈머리와 볼기뼈절구가 연결되는 지점, 바로 고관절의 근육을 눌러 보는 것이다. 뼈가 틀어져서 시간이 지나면 뼈와 관계된 근육은 굳는다. 근육은 뼈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에서 가장 편하게 풀어져 있게 돼 있는데 뼈가 틀어지면 근육이 늘어나 원상태로 돌아가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밀려서 뭉치게 되므로 굳게 되기 때문이다. 근육이 굳으면 신경이 눌려 통증을 느끼게 된다. 뼈가 틀어져 근육의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이 원리를 이용해 고관절이 틀어졌는지 아닌지, 또는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방법은 이렇다. 고관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누워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정확하게 오른쪽이나 왼쪽 고관절큰돌기에 중지 끝을 갖다 댄다. 골반 옆에 손바닥을 대고 허벅지 쪽으로 내려오면 뼈가 약간 돌출되어 있는 것이 만져지는데 이곳이 바로 고관절큰돌기다. 허벅지에 살이 많아서 돌출된 뼈가 만져지지 않는다면 이런 사람은 뼈가 돌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는 찾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치골과 같은 높이의 허벅지 옆이라고 보면 된다.
고관절큰돌기에 중지를 대고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엄지로 사타구니를 눌러 본다. 틀어져 있는 경우에는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고, 그래서 살짝만 눌러도 자지러지게 아파한다. 대개는 한쪽만 틀어져 있지만 양쪽 다 틀어진 사람도 간혹 있다.
또 근육을 누르지 않고 고관절큰돌기를 중지로 살짝 대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데, 이는 숙달된 사람이나 가능하다. 살짝 대 보면 큰돌기가 밖으로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튀어나와 있는데 경험이 많은 사람은 바로 느낄 수 있지만 초보자는 알아보지 못한다.
또 엎드리게 하고는 양쪽 발꿈치를 맞춰 봐도 된다. 고관절이 틀어진 쪽의 다리 길이가 길어지므로 양 발꿈치가 똑같지 않고 틀어진 쪽의 발꿈치가 틀어지지 않은 쪽의 발꿈치보다 더 길게 나와 있을 것이다. 이는 무릎의 뒤쪽인 오금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오금에 있는 주름이 똑같은 위치에 있지 않고 더 내려와 있는 쪽이 틀어진 쪽이다.
스스로 판별하는 방법으로는 누운 상태에서 힘을 빼고 다리를 들어올려 보면 된다. 힘을 주면 느낌이 오지 않는다. 틀어진 쪽 다리를 들어올릴 때에는 고관절 부위가 한번 막혔다가 뚫리는 것처럼 걸렸다가 풀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쉬운 방법이지만 약간 틀어졌을 때에는 제대로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몸의 느낌에 예민한 사람은 쉽게 알아채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스스로 누워서 고관절큰돌기의 위치에 있는 사타구니를 중지로 눌러 보는 방법도 있다. 찌릿하게 아픈 쪽이 있으면 그쪽이 틀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경험이 많지 않으면 잘 느끼지를 못한다. 몸살림운동이 많이 보급돼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면 이런 방법으로 스스로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 알 수 있다.
관절이 틀어질 때에는 다 마찬가지다. 몸은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마음이 앞서 몸을 움직이려고 할 때 관절은 틀어진다. 미리 마음을 먹고 몸이 준비를 하면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근육에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는 웬만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관절은 틀어지지 않는다. 어지간한 힘이 가해졌을 때에는 반탄력이 생겨 근육에 더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뼈가 틀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아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가 발목을 헛디뎠을 때 발목이 접질린다고 했는데 이런 이치다. 생각을 걷는 데 집중하면 헛디딜 리도 없고 또 헛디뎠더라도 발목에 힘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금방 발목을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헛디디면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다시 발목을 되돌리지 못하게 되어 접질리게 되는 것이다.
어깨가 틀어지면 오십견에 걸리는데 이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갑자기 별 생각 없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주우려고 하다가 어깨가 틀어지는 경우가 있다. 휴지를 주우려고 마음을 먹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어깨는 틀어지지 않는데 다른 생각을 하다가 별 생각 없이 휴지를 주우려고 어깨를 앞으로 튼 순간 어깨가 틀어지는 것이다.
고관절도 마찬가지다. 택시나 승용차를 탈 때에는 서 있는 자세에서 앉는 자세로 바뀌면서 상체를 먼저 넣고 하체를 끌어들이게 되는데 이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면 끌어들이는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고관절이 툭 하고 틀어진다. 길에 서 있는데, 아는 사람이 뒤에서 부른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다가 고관절이 틀어진다. 고관절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상체가 뒤로 돌면서 고관절에 힘이 가해져 틀어지는 것이다.
전에 얘기한 대로 러닝머신을 타다가 다른 생각에 잠기면 고관절에 힘이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머신은 계속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힘에 밀려 고관절이 틀어진다. 따라서 기구를 이용하는 것보다 허리 세우고 가슴 펴고 고개 들고 운동장을 걷든지 동네 한 바퀴 도는 자연스러운 운동이 백배 낫다. 기구를 이용하는 운동은 서양적인 것으로 이 중에는 사람 몸에 이로울 것이 별로 없다. 풀어야 할 근육을 거꾸로 굳히는 게 서양적인 운동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칭도 마찬가지다. 요가에 다리를 찢는 자세가 있는데 다리를 찢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척추를 바로 세우면 되는 것이지 양 다리를 1자로 벌릴 수 있다는 것이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될까. 어쨌든 이렇게 찢을 때 힘이 가해지는데 이때 운동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고관절이 틀어진다. 모든 스트레칭은 건강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근육은 말랑말랑하게 풀어 주어야 하는 것이지 늘려 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 스트레칭을 하면 멋지게 보이지만 멋지게 보이는 것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고관절 수술, 절대로 하지 말자
근대 이후 서양문명은 자연이 아니라 인공을 추구해 왔다. 자연을 사람이 합목적적으로 개조해서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서양의 모더니즘이다. 이제 유럽에서는 환경파괴가 사람에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다주는지 경험하고 나서 사람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는 오만하게도 자기들의 인공적인 생활방식이 가장 좋은 것으로 믿고 있고 그런 인공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미국은 지구촌 사회에서 에너지를 가장 과소비하는 나라다. IMF의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2002. 4)에 의하면 2001년 세계 재화와 서비스 총생산량의 33.8%를 생산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30%를 소비했다. 또 전 세계 인구 65억의 4.5%도 안 되는 2억8000만의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의 25%를 소비하고 있다. 나머지 95.5%가 75%를 쓰고 있는 것이니 미국인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7배 이상 되는 셈이다. 석유로 치면 미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거의 10배를 쓰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전 세계 자연파괴의 주도자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미국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자국민 보호라는 '미국적 가치'의 기치 아래 무리하게 밀고 나가고 있다. 많이 먹고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자국민의 생활방식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오만하게도 "미국은 진리"이므로 그런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국민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다를 바 없다.
이런 문화 속에서 사람의 몸에 대해서도 인공을 위주로 사고하고 있다. 자연의 산물인 인간의 몸을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주는 일이 다반사가 돼 가고 있다. 자동차 부품이 고장나면 갈아 끼워 주듯이 사람 몸에 탈이 난 부위를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주고 있는 것이다. 관절과 관련해서 얘기한다면 목디스크가 퇴행했다고 갈아 끼워 주고 무릎관절이 퇴행했다고 갈아 끼워 주고 고관절이 괴사했다고 갈아 끼운다.
자동차 부품이야 원래 인공의 것이니까 다시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줘야 하겠지만 자연의 산물인 인간까지 그렇게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워 줘도 될까? 이런 일은 인간에 대한 모독이다. 지독한 상업주의와 결합한 인간의 거만함이 이런 건방을 떨게 한 것이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현생 인류가 탄생하기까지는 40억 년의 세월이 걸렸다. 생명이 살 수 있는 온갖 조건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원시적인 생명이 탄생했는데 그 이후로 30억 년이 지나서야 인류가 탄생했다. 신의 뜻이든 자연의 조화이든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온갖 우여곡절을 거쳐 인류는 가장 고도로 진화한 완벽한 존재로 이 지구상에 출현했다.
그리고 현생인류가 탄생해 문명을 건설하기 시작한 지는 길어야 10만 년이다. 근대 자연과학이 탄생한 것은 길어야 5백 년 됐다. 지금 인간이 자연과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쥐꼬리만큼도 모르면서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수십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위대한 작품 인간의 몸을 갈아 끼움으로써 신과 자연에 도전하고 있다. 완벽한 존재를 함부로 찢고 자르고 갈아 끼우고 화학물질(약)을 먹이고 있는 것이 현대의학이다.
그것도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다른 이유 없이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을 버는 것은 하느님의 뜻에 성실히 따르는 것이므로(막스 베버가 말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윤리다) 국가에 세금만 제대로 내면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버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장원리를 어지럽히지만 않는다면 투기를 하든 사람을 대량 살상하는 무기장사를 하든 상관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사스 공포를 일으켜 재고를 처리하고 또 만들어서 떼돈을 벌어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것이 미국식 시장자유주의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한국에도 그대로 들어오고 있다. 병원에서는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까지도 갈아 끼우라고 권한다. 사실은 전혀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또 사실은 전혀 수술할 필요가 없는데도 수술을 '강권'한다. 어떤 사람 얘기를 들으니 수술하라고 권해서 안 한다고 했더니 또 찾아와서 수술하라고 했다고 한다. 또 안 한다고 했더니 다시 찾아와서 권하더라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안 하겠다고 했더니 '하라고 하는데 왜 안 하느냐'고 버럭 화를 내면서 갔다고 한다. 그 사람은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있었다. 허리디스크는 고관절과 엉치만 바로잡으면 끝나는 것인데 병원에서는 수술을 강권하고 있는 것이다.
고관절 괴사증이라고 해서 고관절을 갈아 끼우고 나면 보통 사람의 경우 10년에 한 번 정도는 다시 갈아 끼워야 한다. 그리고 걸을 때에는 아무래도 불편해서 다리를 절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갈아 끼우지 않아도 되는 것을 갈아 끼웠다는 것이다. 고관절 괴사증이라는 것은 전에도 한번 썼지만 괴사한 것이 아니라 고관절이 3분의 2 정도 삐져나와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엑스레이를 촬영을 해 보니 꺼멓게 나오니까 괴사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학에서 괴사했다고 하는 고관절도 고관절큰돌기를 한번 툭 쳐서 맞춰주고 나면 금방 멀쩡해진다. 걸을 때 불편했던 것도 많이 사라진다.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해서 굳거나 약해져 있던 다리 근육이 살아나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간다. 고관절 괴사증이라고 수술 날짜를 받은 사람들이 간혹 필자를 찾아오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50대 중반인데 고관절 발육부진이라고 해서 고관절을 갈아 끼우라는 권고를 받은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이 경우는 발육부진이 아니라 고관절 괴사증이라고 하는 경우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고관절이 심하게 삐져나와 있는 것이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어떻게 발육부진이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역시 큰돌기를 한번 툭 쳐서 넣어 주면 멀쩡해진다.
무릎이나 척추의 연골도 다 마찬가지다. 수술하거나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데 수술하거나 갈아 끼우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몇 번 얘기한 적이 있으므로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틀어져 있을 뿐인데 틀어진 것을 바로잡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왜 자꾸 수술하라고 하고 갈라 끼우라고 하는가.
과학기술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더더욱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연의 산물인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죽는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인간의 몸까지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우는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이상한 세상을 정상적인 세상, 바로 인간의 몸도 자연적인 상태, 즉 몸을 펴고 건강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 몸살림운동이다. 인간의 몸도 문명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굽었던 것을 원래의 자연상태대로 펴기만 하면 건강해지는 것이다.
김철/몸살림운동가 |
출처 : 몸살림운동 부산동호회
글쓴이 : 공구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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