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Bach (1685~1750) English Suite No. 5 in E minor, BWV 810
1 ~ 7 순으로 연속듣기
Glenn Gould, piano Recorded at Eaton's Auditorium, Toronto, Canada Date of Recording: December 14 & 15, 1974; May 23 & 24, 1976
모음곡은 본디 각 악장이 춤곡으로 이루어진 음악 형태를 의미하는데, 춤을 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춤곡의 성격이 사라진 것을 가정에서 연주하기 위해 모은 것입니다.
17세기 들어 나타난 모음곡은 17세기 중반, 네 곡의 춤곡,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지그로 형태를 갖추고 18세기까지 크게 유행합니다.
프랑스에서 유입된 가보트, 부레, 파스피에, 미뉴에트가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 보태지며 좀더 다양해진 모음곡은 바흐의 세 개의 모음집을 끝으로 사양길에 접어듭니다.
바흐의 경우에도 바이마르 시절에는 모음곡 형식에 대한 관심이 없었고, 쾨텐 시절부터 라이프치히 시절 초기까지 작곡을 하지만, 이후 새로운 기악곡 형태로 기울게 됩니다.
바흐는 영국 모음곡, 프랑스 모음곡, 하프시코드를 위한 파르티타 등 클라비어를 위한 무곡 모음집 3개를 남겼습니다. 영국 모음곡 English Suite No 1 BWV 806은 대략 1715-1719 즈음 만들어져 프랑스 모음곡보다 앞서는 것으로 추측하는데, 여섯 개의 여러 나라 춤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주곡이 딸린 모음곡’이라는 제목을 붙였으나, 바흐의 막내아들이 필사한 악보에 ‘영국인을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적은 것이 계기가 되어 영국 모음곡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모음곡이든 영국 모음곡이든, 혹은 또 6곡으로 된 파르티타이든 연주가가 그 리사이틀에서 전곡을 통틀어 연주하는 일은 적으므로 일반 애호가에 있어서는 레코드에 의한 감상 이외로는 그러한 기회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일 레코드로 이 영국 모음곡을 제1번부터 차례로 들어 왔다고 하면, 이 제5번의 프렐류드에 이르러 과연 어떤 느낌을 가질 것인가.
제1번의 그것은 차치하고, 제2, 제3, 제4번으로 저마다의 프렐류드의 훌륭함에 감탄해 온 우리가 이 제5번의 프렐류드를 들었을 때 아마도 그 감동은 최고조에 달하고,
다음의 제6번에 이르러 우리는 예술 작품의 숭고함에 머리를 깊이 숙여 그 즐거움을 맞볼 수 있는 것을 신에게 감사하는 기분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이 제5번의 프렐류드이다. 협주곡풍으로 씌어져 있는 이 곡도 투티풍인 부분과 솔로풍인 부분(41마디째에서 시작된다)이 교대로 두어지는 형태를 취하고, 전자에서는 푸가 형식이, 후자에서는 동기의 모방이 그 중심적인 처리법이 되고 있다.
어느 부분을 취해 보아도 화성적인 울림에 차고 밝고 독일적인 중후함과 논리적인 깊이도 보이면서 그 성격을 어디까지나 쾌활하고 이탈리아적이다.
알르망드는 영국속의 다른 알르망드와 거의 동일 서법을 취하는데, 그 성부적인 짜임새는 선명하며 전아한 곡상을 깊이있게 노래부른다.
이어지는 쿠랑트에서는 음계풍인 진행을 중심으로 한 대위법에 의해 처리되어 상성부에 풍부하게 사용되고 있는 꾸밈음이 우아한 느낌을 보이며, 가장 밝은 단조적인 성격을 뚜렷이 나타낸다.
사라방드는 서정적이고 세밀한 움직임이 두드러질수록 사라방드에는 드문 취급을 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라방드라는 느낌과는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오히려 아리아에 가깝다.
파스피에Ⅰ은 '론도풍으로'라고 되어 있듯이 형식은 론도로 ABACA의 형태를 취한다. 이 경우도 단조이면서 오히려 밝은 느낌으로 그 점에서는 4번과 반대이다.
파스피에Ⅱ는 같은으뜸음조(E장조)로 밝고 매끄럽다. 마디수도 적고 완전히 트리오적 성격이다.
지그의 형태는 다른 것과 마찬가지이며 후반에서는 반행 주제를 사용한다. 주제는 2마디째 이후의 도약음에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계시부는 물론 푸가토에 의하고 있다. 극히 빠르고 격렬한 데가 있다. <웹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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