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annes Brahms (1833~1897) Cello Sonata No. 2 in F major, Op. 99
첼로는 브람스가 남달리 사랑했던 악기였다. 과묵하고 신중한 그의 성격에 첼로의 낮고 부드러운 음색이 딱 들어맞았을 것이다.
브람스의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 관현악 작품에서도 곡이 의도하는 뉘앙스를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첼로가 빈번히 등장한다.
교향곡 2번 1악장이나 교향곡 4번 2악장의 은은하고 심오한 주제는 첼로 아니면 표현하기 어려우며, 피아노 협주곡 2번 3악장에서 독주 첼로는 주제를 면면히 이끌어가는 활약을 한다.
브람스는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2중주곡을 적어도 셋 이상 만들었는데, 오늘날 남은 곡은 1번 E단조 Op.38과 2번 F장조 Op.99 두 작품뿐이다.
1번은 브람스 스스로 세운 ‘베토벤의 벽’에서 비롯된 거인적(巨人的) 열등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던 무렵, 독일 레퀴엠을 완성하기 직전의 작품이다.(1865)
2번은 네 곡의 교향곡을 포함하여 그러한 노력이 마감된 원숙기 만년의 작품이다.(1886)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두 곡은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작품들과 함께 자주 연주되는 편이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두 곡이 자주 연주되는 것은 첼로 소나타 작품이 적기 때문만은 아니고 명실공히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이기 때문이다.
첼로 소나타 2번은 1번보다 음역이 넓고 표현하는 요소들도 많으며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섬세하다. 또한 강력함이 넘치는데 느린 2악장도 정열적이다.
첼로의 용법도 1번보다 훨씬 효과적이어서, 피아노의 왼손보다도 낮은 성부에 위치에 있는 것은 적어지고, 많은 경우 오른손과 왼손 사이의 음역, 즉 첼로의 가장 차분하고 남성적인 소리가 나오는 음역에서 선율을 아름답게 연주한다.
1번 소나타가 심각하고 슬픈 선율로 상상 속의 자연 풍경을 내적으로 구성했다면, 2번 소나타는 밝고 정열적인 선율로 실제의 자연 풍경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하겠다. 첼로 소나타 2번은 투명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교향곡 너머’를 반영한다.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소나타 형식. 피아노의 트레몰로를 동반하고 첼로가 오페라의 아리오소와 같은 느낌으로 연주하기 시작한다. 첼로의 이 흥분 섞인 노래가 제1주제이다.
경과부에서 첼로가 제1주제의 동기를 이어받으며 진행하다 곧 고음역으로 점점 옮아간다. 피아노는 이 선율을 종요하게 반복하며 온화해진다. 그러면 첼로와 피아노의 짧지만 힘찬 악구로 제2주제가 뒤를 받는다.
발전부는 피아노의 트레몰로로 시작된다. 첼로는 제1주제의 동기를 연주한다. 대체로 우울하고 차분하다. 재현부는 제1주제와 제2주제, 그 다음에 일반적인 틀대로 코데타 악구를 거쳐 코다로 이끌어진다.
코다는 주로 제1주제에 의거한다. 점점 조용해지면 제1주제를 변형한 선율이 복잡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첼로 트레몰로가 나온다.
힘을 더하고 흥분을 높여 정상에 이르면, 속도를 올려 제1주제의 동기를 두 악기가 강조하며 씩씩하게 끝난다.
브람스가 이 곡을 작곡하는 동안 머물렀던 알프스의 툰 지방의 웅장한 풍경을 이 악장에서 느낄 수 있다. 이 악장은 첼로와 피아노의 트레몰로 움직임이 긴박감과 역동성을 이끌어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트레몰로가 이처럼 많이 쓰이는 예는 드물 것이다.
2악장: 아다지오 아페투오소 3부 형식. 이 악장에서는 브람스가 2중주에서는 잘 쓰지 않던 피치카토 주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효과는 매우 인상적이다.
첼로의 피치카토로 시작되며 피아노의 풍요한 울림 위로 첼로가 물 흐르듯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한다. 하이 포지션으로 노래하는 선율은 달콤하며 열기가 있다.
곡은 조용한 서장을 간직한 채 이따금 정열적인 가락을 드높인다. 브람스의 곡 중에서 드물게도 로맨틱한 정서가 직접적으로 표출되어 있는 악장이다.
3악장: 알레그로 파시오나토 ‘빠르고 열정적으로 연주하라’는 악상 지시처럼 폭풍처럼 몰아친다. 군데군데 돌발적인 휴지가 있고, 레가토와 스타카토가 교묘하게 대비되어 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패시지도 들어 있다. 정열적인 음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기괴하므로 이 악장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스케르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특한 리듬을 타고 첼로와 피아노가 눈부시게 움직인다. 중간부에서는 표정이 짙은 첼로의 풍성한 선율을 들을 수 있다.
4악장: .알레그로 몰토 론도 형식. 첼로와 피아노의 다양한 주제로 시작된다. 앞의 세 악장이 상당히 긴 것에 비해 이 마지막 악장은 짧은 편이다. 하지만 완벽한 구성이다.
간결하지만 세부는 치밀하게 짜여 있다. 밝고 따뜻한 선율로 론도를 이룬다. 첼로의 힘찬 음향에 의해 밝은 선율이 더욱 확고하게 두드러지며, 피아노가 그것을 받아 화려하게 가세한다. 코다는 힘찬 울림 속에 끝난다. <웹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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